Re:인생의 바다(1/5)

2005. 1. 6. 오후 6:59:40

글자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모실 때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께서 남자만 5천 명 되는 사람들을 먹이신 빵의 기적 후에 제자들을 재촉하여 호수 건너편으로 보내시고 군중들을 헤쳐 보내셨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시는 예수님의 의도가 있었다. 그 이유를 마르코 복음사가는 설명하지 않지만 요한 복음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빵을 배불리 먹은 군중들은 예수의 권능을 보고 감탄하여 예수님을 자기들의 왕으로 뽑아 세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기 때문이고, 제자들이 그것을 말리게 되면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소요를 막기 위해 제자들을 격리시키고 군중들을 헤쳐보내신 것이다.

그런 다음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바람이 일어 제자들이 파도에 시달리는 것을 보신다. 그러한 곤경을 아신 예수님은 이제 당신이 하시던 기도를 중지하시고 제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시고자 물 위를 걸어가신다. 예수께서 제자들 곁에 가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과 파도가 잔잔해졌고 제자들은 또 한번 놀란다. 이 때 예수님은 무엇이라 하셨는가? “겁 내지 말고 안심하여라”하셨던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도 세상 어려움 속에 있을 예수께서 함께 계심을 인정하고 받아 들일 때 우리는 어떠한 역경이라도 이길 수 있으나, 하느님을 믿지 못하고 그 어려움을 자기 힘으로 헤쳐 나가고자 할 때 더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온갖 풍랑으로 뒤흔들리고 어지러울 때, 거기에 십자가를 모실 수 있어야 한다. 그 때에 우리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생활 속에서 여러 번 체험했으리라 믿는다. 또한 성인 성녀들 또는 순교자들의 순교의 모습에서 그들이 평안하고 기뻐하는 가운데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모습이라고 하겠다.

빵의 기적을 체험하고 놀라움과 감탄으로 가득 찼던 제자들이 지금은 또 풍랑을 만나서 고생을 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은총의 순간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또 역경을 만나면 그 은총의 순간을 잊어버리고, 하느님께 의탁하는 마음보다, 하느님을 원망하고 하느님을 떠나고 싶은 생각도 하고 자포자기하기도 하는 풍랑을 맞이할 때가 많다. 이 때에 우리의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모시도록 하자 그러면 그 풍랑은 가라앉을 것이다. 자연을 섭리하시는 권능을 가지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시지 않겠는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분을 잊지 말고 그분의 은총의 때를 기억하며 다시 우리 자신을 가다듬으며 살아 갈 수 있는 은총을 구하며 이 미사를 봉헌하자.

* 수원교구 조욱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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