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박해 예고 (루카 21,12-19)

2015. 11. 25. 오전 6:18:12

글자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박해 예고 (루카 21,12-19)


제1독서

 벨사차르 임금이 연회를 벌이던 중에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글을 쓴다. 다니엘은 임금에게 그 뜻을 풀이해 주는데, 그 내용은 바빌론 왕국의 멸망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느님께서 그 나라를 끝내기로 결정하셨고, 통치권은 메디아와 페르시아에게 넘어간다.(다니엘 5,1-6.13-14.16-17.23-28)
그 무렵 1 벨사차르 임금이 천 명에 이르는 자기 대신들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벌이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2 술기운이 퍼지자 벨사차르는 자기 아버지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라고 분부하였다.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시려는 것이었다.
3 예루살렘에 있던 성전 곧 하느님의 집에서 가져온 금 기물들을 내오자,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셨다.
4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금과 은,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을 찬양하였다. 5 그런데 갑자기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촛대 앞 왕궁 석고 벽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임금은 글자를 쓰는 손을 보고 있었다. 6 그러다가 임금은 얼굴빛이 달라졌다. 떠오르는 생각들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허리의 뼈마디들이 풀리고 무릎이 서로 부딪쳤다. 13 다니엘이 임금 앞으로 불려 왔다. 임금이 다니엘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로 나의 부왕께서 유다에서 데려온 유배자들 가운데 하나인 다니엘인가? 14 나는 그대가 신들의 영을 지녔을뿐더러,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들었다.
16 또 나는 그대가 뜻풀이를 잘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그대가 저 글자를 읽고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대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고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겠다.”
17 그러자 다니엘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선물을 거두시고 임금님의 상도 다른 이에게나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저 글자를 임금님께 읽어 드리고 그 뜻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임금님께서는 23 하늘의 주님을 거슬러 자신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주님의 집에 있던 기물들을 임금님 앞으로 가져오게 하시어,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은과 금,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알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임금님의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찬송하지 않으셨습니다.
24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손을 보내셔서 저 글자를 쓰게 하신 것입니다.
25 그렇게 쓰인 글자는 ‘므네 므네 트켈’, 그리고 ‘파르신’입니다. 26 그 뜻은 이렇습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임금님 나라의 날수를 헤아리시어 이 나라를 끝내셨다는 뜻입니다.
27 ‘트켈’은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28 ‘프레스’는 임금님의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입니다.”

화답송

다니 3,62.63.64.65.66.67
◎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 해와 달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하늘의 별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비와 이슬아, 모두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모든 바람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불과 열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추위와 더위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복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를 예고하신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받게 되는 그 박해는 신앙을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주님께서 그들을 지켜 주실 것이며, 그들은 인내로써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루카 21,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제34주간 수요일 제1독서 (다니5,1-6.13-14. 16-17. 23ㅡ28)

"나는 그대가 신들의 영을 지녔을뿐더러,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들었다." (14)

벨사차르는 다니엘서 5장 14절과 16절을 '나는 그대에 대해 들었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표현법은 과거 네부카드네차르 임금의 어법(다니4,9)이나  태후의 어법(다니5,11)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나 태후는 다니엘의 그러한 초월적인 능력을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바를 말하였다. 하지만 벨사차르 임금은 자신이 전해들은 사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그가 들어서 그러한 사실을 알았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사차르는 다니엘에 대하여 풍문을 들은 듯한 표현을 거듭 사용해서 다니엘에 대한 자신의 불신을 은연 중에 나타내면서 이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앞에서 태후는 다니엘 안에 '거룩하신 신들의 영'이 있다고 말했지만(다니5,11), 여기서 벨사차르 임금은 '거룩하신'이라는 형용사를 빼버리고  다만 '신들의 영'이 있다고만 말한다. 

여기서 벨사차르 임금이 '거룩하신'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이라고 본다. '거룩하신'이라는 형용사가 문맥상 '초월적인'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지만, 인격적인 거룩한 순결, 흠없음'의 의미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사악한 벨사차르 임금이 그러한 뜻을 연상시키는 그 형용사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  본문은 문자적으로 '네 안에 탁월한 지혜가 발견되었다'(excellent wisdom are found in you)라는 뜻이다. 

이것은 태후가 다니엘서 5장 11절에서 다니엘에 대하여 '신들의 지혜 같은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습니다'고 한 말을 다른 방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다니엘의 지혜를 설명함에 있어서도 그는 태후가 말한 것과 비교할 때 평가절하하여 표현하고 있다.

한편 '빼어난'에 해당하는 '얏티라'(yathirah)는 차고 넘치는 상태를 나타내는 어원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넘치는' 또는 '탁월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탁월한 지혜는 보통 사람들의 지혜에 비해 비상한 지혜이기는 하지만, 신들의 지혜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으로 드러났다'에 해당하는 '히쉬테카하트 빠크'(hishythekahath bak; is found in you)는 문자적으로 '네 안에서 발견되었다'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표현은 '확연하게 드러나게 되었다'라는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벨사차르는 이처럼 태후가 사용한 표현과는 다른 단어를 사용하여 다니엘의 능력을 은연 중에 폄하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묵상

이번 주간 내내 우리는 독서와 복음에서 세상 종말에 관한 말씀을 묵상합니다. ‘처음과 마지막’이신 그리스도께서 틀림없이 다시 오시지만, 언제 어떻게 오실지 모르기에, 희망이 없어 보이는 박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가 신앙 안에서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당시 유행하던 묵시 문학적 표현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이 장차 박해를 받게 될 것임을 예고하시며,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증언할 기회’라고 하면, 훌륭하게 증거를 보여 반대자들을 논박하고 어떤 주장이 옳다는 것을 납득시킬 순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만, 제자들의 경우는 박해자들의 손에 끌려가서 임금과 총독들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증언해야 하는 것이기에 미움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 이 말씀을 들은 제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신앙 때문에 순교하였습니다. 잡혀간 그들이 해야 할 말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뛰어난 언변과 지혜를 주실 것이기에, 그들이 사람들 앞에서 보여 주어야 할 것은 신앙의 시련을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인내’였습니다.
여기서 ‘증언할 기회’로 번역된 그리스 말 단어는 ‘마르튀리온’입니다. 같은 어근에서 파생된 ‘마르튀리아’는 본디 ‘증언’을 가리켰지만 나중에는 ‘순교’라는 뜻도 포함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신앙을 증언하는 것은 말재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신앙을 위해 고통을 견디고 죽음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내’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생각해 봅니다.
분명 위기는 기회입니다. 박해는 복음과 하느님을 증언할 기회가 된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복음 (루카21,12-19)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16~19)

루카 복음 21장 16절종말의 기간 동안 성도들이 가족과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당할 핍박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미 가르치셨고(루카12,52.53; 마태10,21.22), 예언자 미카의 예언에도 나오는(미카7,5.6), 종말에 나타날 징조로서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루카 복음사가는 마르코과 마태오 복음 보다도 더 구체적으로, 가족 뿐만 아니라 친척과 친구들의 핍박까지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사실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없는 타인으로부터의 박해와 비교해 볼 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친척, 심지어 피를 나눈 가족의 박해와 배신은 참으로 인내하기 어려운 핍박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것은 종말의 기간에 인간 사회를 지탱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끈이요 세포 단위인 가족 관계까지 파괴될 것을 예언한 것이다. 

이제 루카 복음 21장 17절에서 종말에 성도들을 핍박하고 박해할 주체가 가족과 친지로부터 모든 사람에게로 확장된다. 여기서 '모든 사람'에 해당하는 '판톤'(panton; all men)그리스도인을 미워하는 모든 사람 또는 민족(마태24,9)을 말한다. 

그리고 '미움'으로 번역된 '미수메노이'(misumenoi)의 원형 '미세오'(miseo; hate)'증오하다', '무시하다'는 뜻인데, 무관심과 업신여김, 멸시, 경시 적극적으로 증오하는 미움을 가리킨다. 이것은 원수에 대한 감정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단어이다(마태5,43). 또한 이러한 박해의 원인이 바로 '내 이름 때문에'라는 표현을 통해 예수님의 이름을 믿는 신앙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루카 복음 21장 18절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믿는 신앙인들에 대한 완전한 보호의 약속도 함께 나온다. 

'머리카락'으로 번역된 '트릭스'(thriks; an hair)사람의 머리털, 머리카락을 가리키는 단어로서, 성경에서 하느님의 보호하심의 완벽함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마태5,36; 사도27,34; 1사무14,35; 2사무14,11; 1열왕1,52).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는 말씀이 앞에 나열된 핍박의 내용과 모순되는 듯이 보이지만, 이러한 하느님의 보호하심은 영적인 의미 알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성도들이 이 땅에서 육적으로 아무리 심한 박해를 받고 고통을 당한다 할지라도, 존재의 본질적인 차원인 '영혼'은 어떤 상함이나 변형이 없을 것이라고 이해하는 견해도 있고, 여기서 '너희'를 '교회'로 알아들어 종말에 어떤 박해가 있어도 '하느님의 교회'는 온전히 보호받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끝으로, 루카 복음 21장 19절종말 기간 동안 성도들이 받을 고난(루카21,12~19)대한 결론인 동시에, 루카 복음 21장 18절에 대한 보충 설명에 해당한다.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사가는 병행 구절에서 '그러나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기록한 반면에(마태24,13; 마르13,13), 루카 복음사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장으로 기록했다.

여기서 '인내'로 번역된 '휘포모네'(hyphomone; patience)는  무거운 짐이나 힘든 시련과 박해의 상황에서도 그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는 을 나타낸다.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사가'휘포메이나스'(hyphomeinas)라는 동사를 사용한 반면에, 루카 복음사가 이 단어의 명사형을 사용했다. 그리고 '얻어라'로 번역된 '크테사스테'(ktesasthe; passess; gain)의 원형 '크타오마이'(ktaomai)'소득을 가지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영혼의 참 생명을 소유하는 것을 말한다.

루카 복음사가 종말에 모든 박해를 견디는 '인내'가 곧 '영혼 구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혀서, 박해에 직면한 성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주일복음(가해) 14-11-02] - 위령의 날(욥기 19,1.23 – 27ㄴ / 로마 5,5 – 11 / 마태 5,1 – 12ㄴ)

<머리카락 하나도> 송영진 모세 신부 


제자들(신자들)이 받게 될 박해를 예고하신 뒤에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씀은,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과 같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교회가 박해를 받을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라는 말씀에서
'생명'은 하느님 나라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뜻합니다.
'인내'는 어떤 고난과 시련을 겪더라도, 목숨을 잃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끝까지 신앙을 지키는 인내입니다.
그래서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라는 말씀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아무리 힘들어도(죽는다고 해도) 참고 견디면서 신앙을 지켜라." 라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끝까지 신앙을 지키면서 죽은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 나라에 들어간 다음에 자기 자신을 보면
자기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상에서는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는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약속을 하셨습니다.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마태 19,29)."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잃은 것들을 '백 배로' 돌려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에서 가족과 재산을 버린다는 말은 실제로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온갖 시련과 고통을 참고 견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백 배로 받는다는 말은 무한한 행복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선포하라는 예수님의 지시에도 '머리카락'에 관한 말씀이 있습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루카 12,6-7)."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다 귀하게 여기시고
보호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제자들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는 말은,
아주 세심하게 제자들을 보살펴 주신다는 뜻인데,
우리가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린 일들까지
하느님께서는 다 기억하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선행이든지 악행이든지 간에.
이 말을 앞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씀과 연결하면,
우리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일들은,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기억해 주시고 상을 주실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의 노력은 결코 헛된 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이란, 매 순간 순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생활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에 필요한 것이라면,
머리카락 하나처럼 하찮게 보이는 것이라도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라면
목숨처럼 중요하게 보이는 것이라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카 9,25)"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온 세상의 것들'이 다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말한 내용들은
잘 알기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고, 실제로 실행해야 합니다.
성경과 교리를 잘 아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알기만 하고 실천하지는 않는다면,
알고 있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1코린 9,27)."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고서는
자기 자신은 그 생명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바오로 사도 덕분에 복음을 듣고, 믿고, 실천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그것을 자기의 공로와 업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자기가 실격자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 같은 위대한 사도가 자신이 실격자가 되는 것을 걱정할 정도라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실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남들을 가르치기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고,
배우는 위치에만 있었다고 하더라도, 배운 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오늘날의 교회 모습으로 바꿔서 말하면,
"강론과 강의는 잘하지만 실행하지는 않는 사제들은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갈 것이고,
남을 가르치지는 못하고 그저 배우기만 하면서 살지만 배운 대로 실천하는 평신도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다."입니다.)


 [매일복음 07-09-25] - 신가족 개념의 선포(루카 8,19-21) / 한가위(루카 12,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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