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마태 5,27-32)

2013. 6. 16. 오전 6: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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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마태 5,27-32)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마태 5,29-30)."

이 말씀은 단호하게 죄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실제로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런 단호한 모습을 예수님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을 때 베드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예수님을 말렸습니다(마태 16,22).

그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마태 16,23)." 라고 꾸짖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베드로가 사탄이 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사탄에게 사로잡혔다는 것도 아닙니다.
베드로는 스승이 고난을 겪게 된다니까 너무 걱정스러워서 순전히 인간적인 심정으로 말렸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의 만류는 십자가의 길을 가고자 하는 예수님에게는 심각한 유혹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그 유혹을 물리치신 것입니다.
(베드로가 아니라 베드로의 말을 통해서 온 '그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오른팔과 같은 최측근 제자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라고 말씀하실 때의 심정은
당신의 오른팔을 잘라내는 것과 같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베드로를 잘라낸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 대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리 그렇게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라고 해도 자기를 죄짓게 한다면 그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서 귀를 기울이고, 가장 친한 친구와 동료의 충고라서 귀를 기울이고, 최측근 부하의 건의라고 해서 귀를 기울이다가 죄를 짓게 되는 모습이 많습니다.

 

(독재자들의 공통점은 '인의 장막'에 갇혀 있는 모습입니다. 그들은 측근에 있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합니다.
'평소에 신뢰하는 사람이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판단력을 잃는 것입니다. 그 전에 먼저 사람에 대한 판단이 흐려져 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다시 예수님 말씀으로 돌아가서,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라는 말씀은, '죄의 유혹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고통을 겪더라도 그것을 감수한다면 구원과 생명을 얻을 수 있다.' 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나중에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서 지금의 욕망을 참을 것인가,
나중에 얻게 될 것을 포기해버리고 지금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인가?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우리는 본능과 죄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생존 본능이나 종족 보존 본능 등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셨으니 그것은 선(善)한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은 선한 일입니다.

그러나 먹는 것만을 즐기느라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먹는다면 그것은 악한 일이고 죄입니다. (성욕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죄를 짓게 하는 유혹이 외부에서 올 때, 그 경우에는 유혹을 당하는 일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그 유혹에 넘어가면 죄가 됩니다.

 

자기 내부의 욕망이 유혹이 되는 경우에는 그 욕망도 자기의 것이고, 그 유혹도 자기의 것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책임이고, 자기의 죄입니다.

자기의 눈을 빼어 던지고, 자기의 손을 잘라내도 자기의 욕망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흔히 몸이 아니라 마음을 잘라내야 한다고 표현하는데, 마음을 잘라낸다는 것은 스스로 욕망을 억제하고,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성욕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성기를 잘라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손을 잘라내도 소용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외부에서 오는 유혹이든지 내부의 욕망에서 오는 유혹이든지 간에 유혹을 물리치는(또는 욕망을 억제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41)."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 9,2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실 때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마태 6,13)' 라는 구절을 집어넣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신 모습을 본받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수난을 앞두고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셔서(마태 26,37),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마태 26,38)."라는 말씀을 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딱 한 가지, '기도'였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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