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요한15,18-21)

2013. 5. 4. 오후 8:22:49

글자

2013년 5월 4일 토요일

복음
<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18-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20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러나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는 두 번째 선교 여행 중에 제자 티모테오를 동반자로 삼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원의보다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프리기아와 갈라티아, 미시아, 트로아스 지방을 거쳐 이제 마케도니아까지 선교를 떠나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박해를 예고하신다. 제자들에 대한 세상의 박해는 그들이 진정으로 예수님께 속한다는 표징이다(복음).


공산주의의 체계를 다진 마르크스는 ‘종교는 아편’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는 이유가 현실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종교가 하나의 진통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보면 마르크스의 주장은 그릇된 것입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이 말씀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따를수록 세상의 미움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곧 믿음이 진통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을 안겨다 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상은 예수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을 미워하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가르침이 세상의 가치관과 다르고, 세상의 그릇된 가치관과 결코 타협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가르침이 세상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흑인 차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였던 킹 목사도, 중미의 엘살바도르에서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섰던 로메로 대주교도 살해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어떻습니까?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세상의 가치관 때문에 미움을 받습니까, 아니면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타협하면서 마음 편히 살아가고 있습니까?


 조재형(umbrella)  쪽지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신앙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선물을 받기 전에 먼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선물은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작은 친절과 밝은 미소도 커다란 선물입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과 미소를 듬뿍 선물로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신부님들 모두 이곳이 천국이라고 말을 할 정도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셨습니다. 본당의 사목이 그만큼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본당 신축을 하는 신부님, 부채가 많아서 걱정하는 신부님, 본당 활성화를 위해서 고민하는 신부님, 청년 사목을 위해서 방법을 찾는 신부님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피정을 마치는데 다들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피정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피정의 시간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선배 신부님이 제게 말씀하십니다. ‘조 신부는 또 피정하러 가니까 좋겠네!’ 용문에서 지내는 제가 부럽다고 하십니다. 의정부의 수련장을 떠나서 양평 쯤 오니까, 마치 집에 오는 것 같이 좋았습니다.

예전에 레지오 단원들이 피정을 갔을 때, 신부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의 첫째가는 직무는 무엇입니까? 어떤 분은 출석이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선교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사랑이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기도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모든 답에 점수를 주시면서 가장 정확한 대답은 ‘자기성화’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머라고 하지 않아도 출석을 하고,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선교하며,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기도 할 수 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은 성화되지 않았으면서 남을 성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분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곧 지치게 됩니다. 힘이 빠지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신앙이 식어버립니다. 즐거웠던 일들도 시들해지고, 성당에 나오는 것도, 기도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성화된 신앙을 가진 사람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기도할 수 있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주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도 전원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고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원이 연결되어야만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냉장고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연결될 때, 주님 곁에 머무를 때 성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응송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성화된 신앙인은 박해를 받을 수 있고, 고독할 수 있으며, 십자가를 지고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를 살리는 길이고, 그 길이 영광과 부활의 길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모든 것을 바쳐서 자녀들을 사랑하시고, 자녀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과 아픔도 받아들이시는 이 땅의 부모님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더 큰 사랑으로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거나 선에 대치되는 꿈과 희망은 결코 현실화 될 수 없습니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룰 수 있는 꿈을 가져야 합니다. 바라는 것에 걸 맞는 노력과 정성이 함께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대한 꿈을 지니되 선 안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모 그룹 재벌회장이 술집에서 폭행을 당한 아들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조직 폭력배를 동원하여 보복을 하였다는 얘기가 떠들썩하였습니다. 결국 그 아버지는 구속되었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고귀한 마음은 나무랄 수 없지만 선에 대치되는 방법을 선택하였기에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말았습니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빌미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선생님을 폭행한 학부모도 있습니다. 폭행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자녀는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은 세상의 방법을 좋아하고 그것으로 자신을 내세우며 권력을 행사합니다.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을 자기사람으로 만들고 그것을 즐깁니다. 옳고 그렇지 않고는 상관없이, 좋고 싫고에 관심을 둡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그것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움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 두려워할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곧 내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것이 증거 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미움을 당하는 것은 악에 대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야 할 소명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사실 사악한 세상의 미움을 받지 않고 그들과 더불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조직폭력배와 공생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믿는이들은 누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구애 없이 선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상에서 뽑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삶이 우리 믿는이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누가 나를 미워하면 더 큰 사랑으로 되 갚아주시길 다짐하며……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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