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마태 6,1-18)

2012. 2. 24. 오전 11:28:24

글자
 재의 수요일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마태오 6,1-6.16-18)


사순 시기
사순 시기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저녁 미사 전까지 사십 일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 40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숫자이다.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지냈으며, 모세는 십계명을 받으려고 40일 동안 단식하였고, 엘리야 예언자는 40일 동안 걸어서 호렙 산에 갔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단식과 기도를 하시며 40일을 보내셨다. 이처럼 『성경』에 나오는 40이라는 숫자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정화의 기간을 뜻한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기쁘게 맞이하려면 사순 시기 동안 외적인 준비와 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사순 시기 동안 신자들은 단식과 금육이라는 외적인 준비를 통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한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단식과 금육을 지키고 있다. 단식은 만 18세부터 60세까지, 금육은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한다. 내적인 준비란 회개와 보속으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새롭게 하고 쇄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준비를 통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쁘게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사순 시기 동안에 거행하는 전례는 신자들이 예수 부활 대축일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사순 시기 동안 미사 때나 말씀 전례에서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제가 입는 제의의 색깔은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주색이다. 신자들은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침으로써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주님께서 겪으신 고난에 동참한다.


재의 수요일인 오늘부터 거룩한 사순 시기가 시작됩니다. 사순 시기가 시작되면 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순 시기에는 특별히 자기 자신을 깊이 돌아보게 됩니다. 제 자신을 살펴보면 허물과 상처투성이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욱 무거운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제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용서를 청해야지. 그리고 새사람이 되어 달리 살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사순 시기가 은총의 시간이라고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죄와 허물투성이인 우리에게 새롭게 태어나서 기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시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순 시기는 또한 기쁨의 축제인 파스카 축제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파스카 축제를 기쁘게 맞이하고자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을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바로 회개일 것입니다.
회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받아들이려고 세상이 주는 달콤함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입니다. 회개는 나를 변화시켜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나로써 세상이 밝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밝아야 내 마음도 밝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이 밝아야 세상도 밝아집니다.

우리는 오늘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요엘 2,12-13) 하는 요엘 예언자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자선이나 단식과 같은 회개의 행위들은 단순히 외적 행동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마음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행실을 변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말씀을 귀담아들으면서 긴 사순 시기의 여정을 함께 걸어갑시다.
“내 아들들아, 자네들이 나를 프란치스코 아버지라 부른다면 이렇게 말하겠네. 자네들 수도회의 개혁을 믿지 말게. 자네들 각자 자신의 개혁을 믿게. 나의 형제들아, 자네들이 나를 프란치스코 형이라고 부른다면 이렇게 말하겠네. 거룩해지게, 그러면 세상이 자네들에게 거룩해 보일 걸세”(『프란치스코 저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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