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찬 성 목요일 - 요한 13,1-15

2009. 4. 23. 오후 2:55:14

글자

 

 

 

 

만찬

 (4월9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말씀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요한13, 2) 

 

묵상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에 두고 마지막 인사를 하시기 위해 만찬을 베푸셨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 만찬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파스카 축제의 만찬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이 만찬 때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억했으며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이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봉사에 대해 말씀하셨고, 포도나무의 비유로써 일치에 대해 말씀하셨으며, 사랑의 계명에 대해, 성령의 내림에 대해, 평화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들을 미워할 것이며 그분은 돌아가셨다가 다시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분과 함께, 그분 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체야말로 일치와 선교의 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살아있고 활동하기 위해 음식을 필요로 하듯이, 우리의 마음도 살아있기 위그리스도의 말씀과 몸으로 양분을 취해야 합니다. 그분과의 일치를 새로이 하고, 성령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갱신하고 난 다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분의 말씀이 되며 그분의 몸이 되도록 초대됩니다. 그러니 참되고 적극적이며 겸손하고 준비된 사랑의 비누로 그들의 발을 씻어주도록 합시다. 

 

<2009년 사순시기 묵상집,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을 향하여>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예수님의 충격요법>


   정녕 피하고 싶은 때, 그러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때를 목전에 둔 성목요일입니다. 만찬석상에 앉아계셨던 예수님, 이제 잠시 후면 떠나가셔야만 하는데, 여러모로 마음이 찹찹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걸리셨던 것은 제자들이었습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가장 심혈을 기울이셨던 제자교육이었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해서 ‘서로 사랑하라. 서로 섬겨라. 서로 봉사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암담하기만 했습니다. 총무란 중책을 맡았던 유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자단을 떠나기로,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승을 팔아넘겨 단단히 한 몫 잡기 위해 시간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수제자 베드로 역시 6개월 전부터 마음이 떠나있었습니다. 그 밖의 다른 제자들도 처지는 비슷했을 것입니다. 무늬만 제자, 말로만 제자들이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이었기에 창피하게도 길을 가면서도 누가 높은지 드러내놓고 싸웠습니다. 어떤 제자의 어머니는 인사 청탁까지도 스스럼없이 해왔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제자들이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우셨던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하십니다. 식사 중에 갑자기 겉옷을 벗으십니다.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더니 털썩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으십니다. 당시 몸종들의 몫이었던 일, 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어주십니다.


   너무나 급작스런 일이고, 너무나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었기에, 앉아있던 제자들은 다들 깜짝 놀랍니다. 너무나 송구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이런 죄송스러운 마음의 표현이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태도는 우리 인간들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을 일거에 뒤집은, 참으로 충격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수용하기 힘든 가르침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너무나 소중한 진리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족례를 통해 모든 지도자들에게 깊은 자기반성과 내적 성찰을 요구하십니다.


   오늘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수장들, 학계의 총장님들, 교장님들, 교회 안의 단체장님들, 원장님들, 주임신부님들,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날입니다. 다시금 자신을 새롭게 쇄신시키고 새 출발하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이런 직책과 권한을 부여하신 것은 섬김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한 것이다. 나는 가장 낮은 사람, 나는 가장 부족한 사람, 나는 가장 아래에 서있는 사람, 나는 가장 사람들이 꺼려하는 하찮은 일을 도맡아 할 사람이다.”는 대대적인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성삼일을 시작하는 오늘 성목요일, 심오한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싶으시겠지요. 그분의 실체를 손에 잡힐 듯이 느껴보고 싶으실 것입니다. 좀 더 그분 가까이 다가서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한가지뿐입니다.


   그 옛날 세족례를 주관하신 예수님처럼 형제들 앞에 허리를 굽혀야 합니다. 형제들의 발을 씻어주어야 합니다. 일 년에 단 한번이 아니라 매일 매 순간, 형제적 봉사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있어 세족례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궂은일은 내가 먼저 다는 각오로 남들보다 먼저 팔을 걷어붙이는 것입니다. 형제들이 제일 싫어하는 일에 먼저 뛰어드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일, 귀찮은 일, 하찮아 이는 일에도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일을 기쁘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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