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묵시록 12장> 송영진 모세 신부
12장은 묵시록에서 가장 처절한 장면인데, 여인과 미카엘과 용의 싸움은 교회가 받는 박해, 또는 교회의 투쟁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 싸움이 아무리 힘든 싸움이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교회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절-18절 : 여인과 용>
1절..<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다는 말은 이제부터 요한 묵시록 저자가 보게 되는 장면은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장면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표징'이란 초월적인 일이지만 사람들이 해석할 수 있는 징조를 뜻하는 말입니다.
<태양을 입고>--하느님의 영광에 싸여 있다는 뜻입니다.
<발밑에 달을 두고>--이 말은 발로 달을 밟고 있다는 뜻인데, 이 세상의 무상함을 초월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열두 개의 별은 이스라엘 12지파, 또는 12사도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12사도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머리에 '열두 개의 별로 된 관'을 쓰고 있는 여인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는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해, 달, 별은 전체적으로는 하느님의 찬란하고 장엄한 위엄을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초대교회 때부터 이 여인을 성모 마리아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내용을 보면,
'여인'은 하느님의 백성, 또는 교회로 해석됩니다.
2절..<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여인을 하느님의 백성, 또는 교회로 해석한다면, 이 구절은 메시아의 수난과 고통에 참여하는 교회의 고통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해산' 자체는 메시아의 수난에 참여하는 일의 성취, 또는 완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인을 성모 마리아로 해석한다고 해도 이 구절은 해산의 고통이 아니라 아들이신 메시아의 수난에 대한 어머니로서의 고통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관련된 성경 구절로는,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요한 16,21).", "임신한 여인이 해산할 때가 닥쳐와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소리 지르듯 주님, 저희도 당신 앞에서 그러하였습니다(이사 26,17)." 등이 있습니다.
(참고) <성모 7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 기도와 함께 자주 묵상기도로 이용되는 '성모칠고' - 성모님의 7가지 고통이 있습니다. 1) 시메온의 예언 -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루카 2,35) 2) 이집트 피난 - 마태 2,13-15 3) 성전에서 예수 잃음. - 루카 2,41-52 4)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만남.
5)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심을 지켜 봄. - 요한 19,25-27 6) 예수님의 시신을 받아
안음. 7) 예수님의 시신을
묻음.
3절..<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또 다른 표징'이라는 말은 앞의 표징과 구분되는 새로운 표징이라는 뜻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표징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새로 등장하는 용이 여인과 적대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다는 말은 그것도 역시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이라는 뜻입니다.
<크고 붉은 용>--'용'에 대해서는 9절에서 '그 옛날의 뱀, 악마, 사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크다.' 라는 말은 그 용의 힘이 강력하다는 뜻이고, '붉은 색'은 죄와 악을 뜻하는 색입니다.
<머리가 일곱, 뿔이 열>--이것은 다니엘서 7장에서 온 표현으로 사탄이 감히 하느님이 되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한 흔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괴물의 외모는 '어린양'을 모방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일곱 머리'는 5장 6절의 어린양의 일곱 영, 일곱 눈을 모방한 것입니다. '열개의 뿔'은 '어린양의 일곱 뿔'을 모방해서 증가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용의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라는 것은 어린양을 모방한 외모라는 것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사탄이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이 말은 사탄이 이 세상의 통치권을 가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탄을 '이
세상의 우두머리(요한 12,31 ; 14,30 ; 16,11)' 라고 불렀습니다.
4절..<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이 구절은 다니엘서 8장 10절에서 온 표현으로 사탄의 힘이 엄청나게 강력하다는 것과 인간의 힘으로는 제어할 수 없는 파괴적인 분노로 가득 차 있다는 것, 오만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메시아는 사탄의 나라를 쳐부수려고 오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용은 여인이 낳은 아이, 즉 메시아를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삼켜 버리려고 한다는 말은 죽여 버리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용은 메시아의 탄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는 구원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용은 아이의 탄생을 막지는 못하고 그 대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없애버리려고 여인 앞을 지키고 서 있습니다. 아이를 없앨 수만 있다면 자신도, 자신의 나라도 멸망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인의 해산', 또는
'여인이 아들을 낳는다.' 라는 4절과 5절의 표현만 보면 '여인'은 교회가 아니라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인이 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뜻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교회가 메시아를 낳은 것이 아니고, 메시아가 교회를 세웠지만
'해산'이라는 말을 메시아 수난에 참여하는 일의 성취로 해석한다면 뒤의 6절과 14절 이하의
내용과 잘 연결됩니다.)
5절..<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여인이 아들을 낳은 것은 이사야서 7장 14절,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또 이사야서 66장 8절, "시온은 진통이 오자마자 자식들을 낳는다." 라는 예언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합니다. 즉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구체적으로, 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이 구절은 시편 2장 9절에서 온 표현인데 '사내아이'는 메시아, 즉 예수님이고, '쇠 지팡이'는 메시아의 통치를 상징합니다. 다스린다는 말은 사실상 구원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그 사내아이는 메시아로서 온 세상을 구원하실 예수님이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용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없애버리려고 했지만 하느님의 개입으로 실패합니다. 하느님은 아이를 구조해서 하늘로 옮깁니다. '어좌로 들어 올려졌다.' 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아이를 공동 통치자로 삼으셨다는 뜻입니다.
(의문점) 1) 아이가 예수님이라면 예수님의 탄생은 과거의 일인데 왜 묵시록에 미래의 일처럼 기록되었는가? --요한 묵시록의 전체 내용은 미래의 일이지만 가끔은 과거의 영상이 섞여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의 탄생 장면은 교회와 사탄의 싸움이 메시아의 탄생 때부터 시작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탄은 예수님에 대한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메시아 대신 교회를 공격하게 됩니다. 요한 묵시록 저자는 교회가 왜 박해를 받아야 하고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그 이유, 또는 기원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2) 왜 예수님의 생애나 활동을
언급하지 않고, 아이가 탄생 직후에 승천한 것으로 기록했는가? --이것은 요한
묵시록 저자가 예수님의 생애와 활동을 시작과 끝으로, 즉 탄생과 승천으로 요약한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 탄생 때의 사탄의 공격이라는 시작 장면과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이라는
승리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으로 압축한 것입니다. 요한 묵시록 저자는 예수님의 생애를 이
두 장면으로 요약해서 보여주면서, 예수님에 대한 사탄의 공격이 실패한 것처럼, 교회에
대한 사탄의 공격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즉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신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6절..<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는 여인이 천이백육십일 동안 보살핌을 받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6절은 뒤의 13절-18절의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요한 묵시록 저자는 아이에게서 어머니로 초점을 옮깁니다. 즉 메시아보다는 교회의 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이집트 탈출 이후 '광야'는 하느님의 보호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당신에게로 이끌기 위해서 사용하시는 시련의 장소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천이백육십일 동안>--이것은 앞의 11장 3절에서 나왔던 '삼년 반'이라는 상징적인 박해 기간입니다.
<보살핌을 받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이 구절은 열왕기 상권 17장의 엘리야 이야기와
탈출기 16장의 만나와 메추라기 이야기를 반영한 것입니다.또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피해서 광야에서 은둔생활을 했던 체험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떻든 하느님께서
보호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7절-8절..(7)<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8)<당해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이제 무대가 하늘로 바뀝니다. 메시아에 대한 공격이 실패하자 사탄은 하느님께 직접 도전을 합니다. 그래서 천사들과 전쟁을 하게 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지상에서의 전쟁은 하늘에서의 전쟁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즉 지상에서 교회가 박해를 받고 있는 상황을 하늘에서의 천사와 사탄의 전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미카엘>--히브리어로 '미카엘'은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 라는 뜻입니다. 사탄이란 원래는 천사였는데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욕심에 반란을 일으킨, 타락한 천사이기 때문에 사탄을 제압하는 천사의 이름이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 라는 뜻의 '미카엘'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미카엘'이라는 이름은 천사들을 지휘하는 대장 천사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사탄과 싸우는 천사들의 전투 구호이기도 합니다.
미카엘은 일곱 대천사 중의 하나이지만, 다니엘서 이후로 특별히 중요한 대천사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과 모든 의인들을 위해서 하느님께 간구하는 역할을 하고, 이방 민족의 신들과 싸우면서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민족의 수호천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늘의 전쟁은 미카엘 중심의 천사들과 사탄 중심의 악마들의 대결입니다. 이 전쟁의 승리자는 미카엘과 천사들입니다. 이것은 박해를 받으면서도 결코 악의 세력에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초대교회 신자들의 믿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또 동시에 우리는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고 신자들을 격려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이 말을 거꾸로 생각하면 그 전까지는 하늘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사탄은 하늘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10절을 보면 하느님 앞에서 사람들을 고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힘과
세력을 잃고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9절..<그리하여 그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여기서 사탄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의 정체를 폭로하기 위해서입니다.
<큰 용>--이사야서 14장 29절의 '불뱀'에서 온 표현으로 생각됩니다. 그리스어로는 '드라콘'입니다.
<그 옛날의 뱀>--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던 그 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악마>--그리스어로 '디아볼로스'입니다. 이 말은 비방, 중상, 무고를 일삼는 자라는 뜻입니다.
<사탄>--'사탄'은 히브리어입니다. 하느님의 적대자, 반대자를 뜻합니다.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이 말은 사탄이 하는 일을 한 마디로 요약한 것입니다. 사탄은 이 세상의 혼란과 분열의 원인이고, 사람들 사이의 모든 오해와 적개심의 원인입니다.그것은 그가 하느님과 인간을 속이고 유혹하고 이간질하기 때문입니다.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사탄이 땅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그의 권세가 꺾였다는 뜻인데, 떨어졌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한 것은 승리의 기쁨을 나타낸 것입니다.
루카복음 10장 18절에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또, 요한복음 12장 31절에 "이제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밖으로 쫓겨날 것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미'
시작된 하느님 나라가 종말에 완성되는 것처럼, 사탄의 패배는 예수님의 활동으로 이미
시작되었지만 종말에 완결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10절..<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전쟁의 승리를 경축하는 찬미 노래가 하늘에 울려 퍼집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이는 순교자들을 대표해서, 아마도 4장에서 나왔던 원로들 중 한 사람일 것입니다.
노래의 시작 부분은 사탄이 쫓겨났다는 것과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은 하늘에 찬양 노래가 크게 울려 퍼졌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라는 말은 앞의 11장 15절과 같은 뜻입니다.
그런데 11장 15절에서는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통치가 더 강조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뜻은 같지만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과 권세가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사탄을 쫓아낸 후이기 때문입니다. 즉 사탄이라고 해도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과 권세에 도전할 수 없고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통치를 방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이 말은 '디아볼로스(악마)'를
풀어서 말한 것인데 사탄의 고발은 거짓 고발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악마는 본래 거짓
고발, 남을 헐뜯는 일, 무고를 일삼는 자입니다. (누군가를 근거 없이 의심하고 미워하게
될 때, 그때가 바로 악마를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그런 악마가 하늘에서
쫓겨났다고 찬양하는 노래가 하늘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11절..<우리 형제들은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 그자를 이겨 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우리 형제들'은 '순교자들'입니다. '어린양의 피'는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인한 은총의 도움'을 뜻합니다.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은'순교자적인 삶', 즉 '말씀을 증언하는 삶'을 뜻합니다. '그자를 이겨냈다.' 라는 말은 악의 세력을 극복했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라는 말은 순교자들이 요한복음 12장 25절의 예수님 말씀을 실천했다는 뜻입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 11절은 하늘에서의 미카엘의
승리는 곧 지상에서의 순교자들의 승리이기도 하다는 것, 또 순교란 패배가 아니라
승리라는 것을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12절..<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그러나 너희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달은 악마가 큰 분노를 품고서 너희에게 내려갔기 때문이다.">--하늘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사탄이 싸움에서 패배하고 땅으로 쫓겨나자 지상에 있던 사람들에게 더욱 큰 분노와 적개심을 품고 분풀이를 하게 됩니다.
더욱이 사탄은 자기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탄은 얼마 되지 않는 그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성과를 거두려고 더욱 더 날뛰게 됩니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승리를 즐거워하지만, '땅과 바다', 즉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탄식과 근심이 커지게 됩니다. 하늘에서의 싸움이 지상으로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박해와 고통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라는 말은 미카엘이 사탄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을 하늘에서
즐거워한다는 뜻입니다. '땅과 바다'는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고,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라는 말은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더 큰 박해와
고통을 겪게 된다는 뜻입니다. 사탄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은 '이제 곧'
하느님의 승리가(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된다는 뜻입니다.악마가 큰 분노를 품고서
지상에 내려갔다는 말은 하늘에서 패배를 당한 일을 지상에 분풀이를 하려고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그 동안에는 하늘에서의
전쟁과 지상에서의 전쟁이 병행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의 전쟁이 끝난 후에는 그 전투가
그대로 지상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전쟁은 두 배로 더 치열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사탄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은 신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입니다. 조금만 더 참고
견디라고 격려하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13절..<용은 자기가 땅으로
떨어진 것을 알고, 그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을 쫓아갔습니다.>--이 구절의 내용은
6절에서 이어집니다. 사탄은 회개라는 것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그는 마지막까지 하느님에 대한
반역을 시도합니다. 땅으로 떨어진 악마가 분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 즉 '하느님의 교회'입니다.
14절..<그러나 그 여인에게 큰 독수리의 두 날개가 주어졌습니다. 그리하여 그 여인은 광야에 있는 자기 처소로 날아가, 그 뱀을 피하여 그곳에서 일 년과 이 년과 반 년 동안 보살핌을 받았습니다.>--여인에게 큰 독수리의 두 날개가 주어졌다는 말은 하느님께서 신속하고 확실하게 그 여인을 보호하신다는 뜻입니다. '큰 독수리의 두 날개'는 하느님의 보호를 뜻합니다. '주어졌다.' 라는 표현은 하느님께서 주셨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독수리 날개'라는 표현은 탈출기 19장 4절과 신명기 32장 11절에서 온 표현입니다.
광야로 피신한다는 내용은 마르코복음 13장 14절-20절의 산으로 달아나라는 예수님 말씀과 연결됩니다. 실제로 당시 사람들은 그리스나 로마와의 전쟁 때 광야로(산으로) 피신했었습니다. '광야에 있는 자기 처소'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광야의 피신처를 뜻합니다. '그 뱀을 피하여... 보살핌을 받았다.' 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그 여인을 악마의 공격에서 보호를 해주셨다는 뜻입니다. 공동번역 성서는 '그 뱀의 공격을 받지 않고' 라고 번역했는데, 공격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번역입니다.
<일 년과 이 년과 반
년 동안>--이 말은 6절의 '천이백육십일 동안'과 같은 뜻으로 '삼년 반'의 박해 기간을
뜻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식으로 표현했는지,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15절-16절..(15)<그 뱀은 여인의 뒤에다 강물 같은 물을 입에서 뿜어내어 여인을 휩쓸어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16)<그러나 땅이 여인을 도왔습니다. 땅은 입을 열어 용이 입에서 뿜어낸 강물을 마셔 버렸습니다.>--용(뱀)이 바다 괴물로 변해서 여인을 물로 휩쓸어 버리려고 한다는 내용은 탈출기에 나오는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을 연상시킵니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을 바다로 내몰았고, 백성들은 칼에 맞아 죽거나,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그러나 땅은 백성들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었고, 박해자들은 삼켜버렸습니다. 에제키엘서
32장 2절을 보면 이 장면을 언급하면서 이집트의 파라오를 '바다의 용'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15절의 내용과 어느 정도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떻든 15절과
16절은 사탄이 교회를 박해하고 고통을 주었지만 하느님의 권능이 교회를 구원한다는
뜻입니다.
17절..<그러자 용은 여인 때문에 분개하여,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 곧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과 싸우려고 그곳을 떠나갔습니다.>--<그러자 용은 여인 때문에 분개하여>--용은 여인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더욱 더 화를 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항상 교회를 보호하고 계시기 때문에 교회 자체에 대한 사탄의 공격은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사탄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자신의 한계와 무력감을 느끼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이 말은 신자들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여인은 교회와 마리아를 동시에 뜻하는데, 여인의 첫 번째 자손은 메시아이시고, 메시아를 믿는 모든 사람이 여인의 나머지 후손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8장 29절에서 "예수님은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말은 진실한 신자들을 뜻하는데, 신자들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일'과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는 일'을 통해 진실한 신자로 구별된다는 것입니다.여기서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말은 '예수님을 위해서 증언하는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는 이들'을 뜻합니다.(공동번역 성서는 '예수를 위해서 증언하는 일에 충성스러운'으로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의 증언'은 '예수님을 위해서 하는 증언'입니다. (단순히 '예수님에 관해서' 증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서 증언하는 것입니다.)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이라는 말은, 순교에 이르기까지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순교자적인 삶을 산다는 뜻입니다. (순교자들은 예수님을 위해서 그분을 증언하는 삶을 살다가 그분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이들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위하는
특권을, 곧 그리스도를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고난까지 겪는 특권을
받았습니다(필리 1,29)." 용은 이제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 즉 충실한 신자들과 싸우기 위해서 그곳을 떠나갑 니다. 용이 신자들과
싸운다는 말은 당시 거대한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고 있는 신자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18절..<그리고 용은 바닷가 모래 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이제까지 용은 스스로 싸웠지만 이제부터는 부하를 시켜서 싸우게 하려고 바다에서 괴물 하나를 부릅니다. 용이 바닷가 백사장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13장에 나오는 '짐승'을 부르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13장에서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용의 부하 짐승으로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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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미카엘" -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
("누가 감히 스스로 하느님이라고 자칭하는가?")
하느님은 사탄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처럼 되고 싶어 했던 타락한 천사가 스스로 사탄이 된 것입니다.
그 사탄이 인간들에게도 하느님처럼 되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처럼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이 세상의 운명과 다른 사람의 인생과,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하고 바꾸고 없앨 수 있다는 착각을 낳습니다.
그래서 독재를 하고 전쟁을 하고 살인을 합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게도 그런 욕망이 숨어 있음을 봅니다.
다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하고 싶어 하고,
자기 말만 듣기를 바랍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본당에서
다른 이들이 자기를 하느님처럼 떠받들기를 바라는 그 순간
그는 이미 사탄이 된 것입니다.
사탄에게는 사랑도 없고 회개도 없고 겸손도 없고 행복도 없습니다.
지금 사랑하지도 않고 회개하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면
그것은 사탄을 닮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단 한 분, 예수님만을 닮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가신 그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