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닮은...

2009. 10. 13. 오후 1:47:50

글자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수녀님께서
성경나눔을 할 때 들려주신 글입니다.
"이글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물으셨을 때에 
저는 서슴없이 농담반으로 
"저의 모습같아요^^"ㅎㅎㅎ
 
참으로 교만한  저의 모습입니다 ^^
그때는 한참 봄의 모습에 빠져 있었으며
특히나 낮게 피어 있는 제비꽃을
오며가며 들여다 보고선 웃음 짓고
누군가에게 짙은 보랏빛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을 때였거든요.....
 
나에게서 욕심과  교만과 우울의 이끼가
또다시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이 날 이후로 만나는 사람에게서 마다
하늘 냄새를 찾고 있었습니다
 
일학년인 막내 아이가
장난이 심한 반 아이 두 명에게 매일 당하고 옵니다
그 애들이 한 두 대  때려도 참고
거친 말을 해도 받아 치지 않는 것에
속을 끓이는 날이 매일입니다
 
거기다가 사내 녀석이라고
엄마인 저에게는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달랑 다섯 명인 일학년 중에서
수다쟁이인, 반에서 단 한 명인 여자 아이가
저에게 와서  일러 주어 알게 된 일입니다 ^^
 
태권도장에 다니는 녀석이 
그동안 들어 간 돈과 시간만 해도 얼만데  으이그~
태권도장에 보내면서도 이런 격투기를 배우러
굳이 아이를 보내야 할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야! 임마! 걔가 때리면 너도 때려야지~ 더 세게!!"
참다 못해서 여느 엄마들과 똑같이
 우리 아이에게 시키고 말았습니다
아이에게  시키면서도 한숨이 나왔습니다
'착하기만 한 것도 문제가 되는 세상인 거야'
 
드디어 우리 아들이 한 아이를 굴복시켰답니다
태권도에서 배운 발차기를 보여 주었더니
우리 아들을 겁내하더랍니다
 
아이고 또다시 하늘 닮은 모습에서 멀어져 가는 저를 봅니다
언제쯤이면 이런 부딪침들에서 초연할 수 있을런지요
 
햇빛이 눈부신 오늘은
하늘 닮은 맑은 당신이 그리운 날입니다
당신을 만나는 앞으로의 날들에선
탁해져 있는 나의 모습들이 당신과 더불어 
 맑아져 있기를...
하늘 닮아 있기를...
 

댓글 4

  • 2009년 10월 13일 오후 11:57

    행복한 안나 !! 안나와그의 가정을 축복하소서... 아~~옛날이여 다시돌아올수 없나 그날....

  • 2009년 10월 14일 오전 8:51

    날마다 안나 하늘 닮아 있을 때, 함께 하는ㅜ리도 절로 하늘 닮아 있었으면.. 지금도 행복하지만 그래도 아그들 초등 일때가 좋은겨 . 맨손으로 코도 풀어주면서 ... 지금 삶에 푸욱 빠져 지내셈 언니들이 부러워하는 투정(?) 이야요

  • 2009년 10월 14일 오전 8:57

    순한 윤동이 엄마 말씀 따르느라 발차기 할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나

  • 2009년 11월 1일 오후 10:08

    안나에 맑고 순수한 엄마마음인것 같다.......아마도 주님은...다 아실거야..감기는 괞찬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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