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내로남불과 네개의 주머니

2022. 10. 28. 오전 9: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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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으로 예전 국회의원이 사용한 말이 고유명사처럼 되어 있다. 같은 행동을 다른 잣대로 재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은 좋게 보고 남의 행동은 나쁘게 본다는 이중잣대를 빗댄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 ‘네 개의 주머니’라는 이야기가 있다. 창조의 신인 프로메테우스가 사람을 만들 때 두 개씩의 주머니를 앞 뒤에 달아 놓았다. 앞쪽에는 남의 단점을 담은 주머니와 자신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는 달아 놓았고, 자신의 단점을 담은 주머니와 남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는 몸의 뒤쪽에 매달았다. 그러다보니  남의 단점은 잘 보이고 자신의 단점은 잘 보지 못한다. 그리고 남의 장점은 잘 안보이고 자신의 장점은 크게 잘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은 크게 보고 자신의 단점은 못보는 것이 이런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수님도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루카 6,41)라고 말씀하시며, 자신의 단점은 잘 보지 못하면서 이웃의 단점을 잘 보는 사람을 야단치셨다.오늘은 하루를 살면서 앞과 뒤의 주머니를 한 번 바꾸어서 살아봤으면 한다. 

남의 단점이 담긴 주머니를 뒤로 보내고 자신의 단점을 달린 주머니를 앞으로 보내 보자.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를 뒤로 보내고 남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를 앞으로 보내 보자. 그러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나도 환갑을 넘은 지금에 에서야 겨우 앞과 뒤의 주머니를 서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남의 단점과 나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를 뒤로 보내고 나의 단점과 남의 장점을 담은 주머니를 앞으로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큰 신체적인 변화는 눈이 조금씩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육체적인 눈이 나빠지면서 동시에 남의 단점을 보는 눈도 함께 나빠져서 전보다는 남의 단점을 잘 보지 못한다. 전에는 누군가가 잘못하면 즉시 단죄하고 무시했는데 이제는 좀 더 이해하고 용서하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분명히 변화가 온것이다. 

마음의 눈은 한결 좋아진 것 같다. 사람을 보는 눈이 긍정적인 눈이 좋아진 것이다. 전에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 안에 있는 장점이 잘 안 보였는데 이제는 좋은 것이 전보다는 더 잘 보인다.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볼 수 있는 눈이 전보다 밝아진 것이 확실하니 진심으로 기쁘다. 그리고 사제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변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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