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생각나는 시가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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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례 -
창에 기울은 오동꽃이 덩달아 지네요.
종일 추녀물에 마당이 파이는 소리.
나는 차 배달 왔다가, 아저씨와 화투를 치는데요.
아저씨, 화투는 건성이고 내 짧은 치마만 쳐다보네요.
청단이고 홍단이고 다 내주지만, 나는 시큰둥 풍약이나 하구요.
창밖을 힐끗 보면 오동꽃이 또 하나 떨어지네요.
집 생각이 나구요.
육목단을 가져오다, 먼 날의 왕비 비단과 금침과 황금 지붕을 생각하는데
비는 종일 슬레이트 지붕에 시끄럽구요.
팔광을 기다리는데 흑싸리가 기울어 울고 있구요.
아저씨도 나처럼 한숨을 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