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문 Pr. 제99차 주회합 훈화 : 『 기다릴 줄 아는 美德 』
“내가 다시 그대들을 보게 되면 그대들의 마음은 아무도 빼앗지 못할 기쁨으로 넘칠 것입니다.”(요한 16,22)
나무 의사(醫師) 우종영 氏가 쓴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에는, 회양목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회양목은 작고 볼품없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자라기에, 목질이 단단해서 도장(印) 재료로도 쓰입니다. 또한 뿌리가 강해서 풍파에 잘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도 나무구나!’라고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자라기까지는 족히 100년이 걸리고, 한 뼘 정도의 굵기로 자라기까지는 무려 500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우리에게도 그 처럼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기다리는 줄 아는 아름다움을 포기해 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물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거나, 일관성 없이 계획을 바꿔버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해봅시다. 과연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봤는가 말입니다.
우리는 너무 성급하게 어떤 결과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까? 입교 권면했지만, 예비자들이 적다고 실망하지는 않았는지요. 오랫동안 기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쉬는 교우들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포기한 적은 없습니까? 미래 복음화의 주역이 될 청년들에게 필요한 관심과 사랑에 인색하지는 않았는지요. 예수님께서는 기다려주셨습니다.
수난 당하실 때, 두려움 때문에 모두 숨어버린 사도들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부활하신 당신을 만난 사도들이 성령을 받아, 힘차게 복음을 전하고 순교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때까지 말없이 기다려주셨습니다. 사도들 역시, 스승님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후회와 절망, 고통의 시간을 인내한 끝에, 부활하신 스승님을 다시 뵙게 되었을 때, 그 기쁨을 전하는데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우리의 신앙선조들도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모든 어려움을 참고 이겨냈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여러분이 쏟은 땀과 눈물이 훗날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려주십시오. 긴 기다림 후에 오는 만남의 기쁨은 몇 배가 될 것입니다
2005.11.29. 권형대 빈첸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