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방법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지 이백 여년이 되었다. 84년 복음전파 이백 주년의 해에 한국 교회는 103위 순교성인을 모시는 큰 축복을 얻었다.
이 축복은 오늘의 우리들에게 하느님께서 주셨지만, 그것은 이백 여년 전에 스스로 복음의 씨앗을 받아들이고 꽃피운 신앙의 선조들 때문이다. 그분들은 초기부터 힘겨운 삶속에서도 오직 하느님을 사랑하고 희망하며 굳게 믿고 영생을 얻기 위해 어떤 고통도 어려움도 이겨내며 갖가지 획책에도 굴하지 않았다. 알다시피 무려 4대 박해를 겪으면서도 우리 인간들의 죄를 온 몸으로 끌어안고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심으로 끊어진 다리를 놓아주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분들은 한 알의 밀알이 죽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진리를 십자가를 통해 깨달았던 것이다. 아니, 자신의 생명까지도 아깝게 여기지 않고 내놓았던 것이다.
현재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는 이런 신앙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특히 레지오 단원들은 이런 요구를 받고 있다. 우리들이 썩지 않으면 생명의 열매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우리들도 고통스러울 때도, 힘겨울 때도 있다하겠으나, 이 땅의 순교자들의 그것만큼 될 수 있을까!
내가 죽음으로써 많은 이들이 생명을 얻게 된다면 멈출 수 있겠는가!
2005. 9.20. 권형대 빈첸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