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받으소서(불광동 성당 독후감)

2016. 1. 1. 오후 10:05:57

글자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 받으소서』

 

 현존 안에서 만나는 자연과 피조물

 김미경 데레사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이라고 해서 딱딱할 거라 생각했는데 읽어갈수록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한 나라를 넘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고 이는 독자의 마음을 확장해주고 있다. 우리 지역과 우리 공동체 안에서 아등바등 살아온 삶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피조물 하나하나에 깃든 생명 존중감에 대한 열정이 싹터오기 시작한다. 막연히 자연을 지키고 돌보아야 하며 기후 대란을 막기 위해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선명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어떻게 이런 세세한 분야까지 꼼꼼하게 모두 다룰 수 있었을까? 하느님의 축복과 뜻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책 안에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도 언급되어 있고 우리 개인이 환경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나와 있다.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신 교황님의 의식이 재치롭고 아름답다. 현재 공동의 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조목조목 짚으시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신다. 그리고 복음말씀에 나타난 피조물 사랑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기술력으로 초래한 생태위기의 원인을 말씀하신다. 나아가 환경, 경제, 사회, 문화를 통합한 생태론을 말씀하시고, 어떻게 이른 접근하고 행동해야 할지를 말씀하신다. 끝으로 영성 안에서의 생태교육을 말씀하시고 계신다.

 

이 귀한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옮겨 적을 만큼 가치 있고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독자의 마음을 많이 사로잡은 것은 아무래도 복음과 영성 부분이었다. ‘건전한 영성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 그 무한한 권능에 대한 신뢰로 주님을 찬미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독자는 영성적인 삶의 가치를 생각하면서도 주님을 찬미하는 삶은 부족했음을 깨닫는다. 그동안 인간이 피조물을 무분별하게 지배해 왔는데 다시 존중하기 위해서는 창조주 하느님의 모습을 알려주는 것만이 최고의 방법임을 교황님은 말씀하신다.

 

피조물에 대한 복음에서 ‘가장 하찮은 것의 덧없는 생명조차도 하느님 사랑의 대상이며, 아주 잠깐 살아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 주신다.’는 문장을 접하면서 마른 마음에 생명의 불이 확 번지는 느낌을 받는다. 도서관에서 매일 만나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쏟아야 할 관심과 정성에서부터 도서관 입구 수돗가의 작은 풀들과 나무들 가끔 도서관 안으로 날아 들어오는 새들, 심지어 소독하는 날 약을 먹고 눈도 못 감고 죽은 맑은 눈동자의 쥐 한 마리를 생각하게 된다. 저녁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북한산 봉우리 너머에 뜬 달님과 별님을 보면서 그 안에 깃들인 하느님의 사랑도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도서관 앞에 항상 기어 다니는 조그마한 개미들, 무의식적으로 빗자루로 쓸어버리던 그 어린 생명들이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받고 있는 피조물이었다니 이제야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교황님은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초월성에 열려있는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오직 ‘신앙 안에서 눈앞의 전개되는 일의 의미와 신비한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고도 하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열린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 자그마한 노력이 역사를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성령의 도우심일 것이다. 교황님은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이 세계를 가능성으로 채우셨기에 사물의 내면 깊은 곳에서 새로운 것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이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한 ‘배를 만드는 사람이 나무에 스스로 배의 형상을 취할 수 있는 능력’처럼 이성을 통해 사물은 특정한 목적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창조의 조화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전하는 메시지 단원에서 ‘흙과 물과 산, 이 모든 것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루만지신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는 우리 인간의 생존 환경 전체에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체험하게 한다. 특히 독자는 어린 시절에 시골 농촌에서 나고 자란 까닭에 기억 속에 여전히 흙과 물과 산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교황님은 이 부분에서 독자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정말 어루만지고 계시고 특히 그 자연 환경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이었음인지 다시 한 번 감사와 찬미를 드리게 만드신다. 그 자연 환경 안에서 자라면서 겪은 어린시절 엄마와 오빠의 죽음과 아버지의 장애 그리고 가난과 상처들이 이제는 하느님의 커다란 옷자락 안에서 치유되고 글쓰기 안에서 마치 보물처럼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는 것도 역시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이었음을 고백한다.

 

‘하느님은 작렬하는 태양과 어둠 안에도 계시하시는 것이 있고 이 계시에 주의를 기울이면 인간이 다른 피조물들과 관계 안에서 자신을 깨닫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나아가 폴 리쾨르의 “나는 세상을 표현하면서 나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의 거룩함을 헤아려 보면서 나 자신의 거룩함을 살펴본다.”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이제부터 독자는 하느님과 그리고 독자 자신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 알 것 같다.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다.

 

생태 교육과 영성 부분에서 교황님은 ‘그리스도교 영성은 절제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말씀하신다. 이 순간부터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살아야겠다. 집착을 버릴 수 있게 하는 적절한 말씀임에 틀림없다. 독자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 가족이 없어서 혼자 생활하는 삶이지만 배움에 대한 집착이나 업무실적에 대한 의욕이 지나치게 강했다. 비록 가난한 삶을 살고 있어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탄식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주 가끔은 도시 생활의 고달픔이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젠가 하느님께서 독자를 어디에 어떻게 쓰시려는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적어도 혼자만의 삶으로 가게 내버려 두지는 않으실 것을 믿는다. 하느님의 딸로서 교회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그리고 학교도서관의 전문 사서로서 나아갈 바는 성사의 표징 안에서 그리고 글쓰기라는 행위 안에서 혹은 기도 안의 진지한 소통 안에서 자리매김 될 것이다. 언젠가 하느님과 만난 이야기를 책으로 써낼 날이 와서 좀 더 아름다운 소통을 하게 되면 더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아울러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를 뛰어 넘는 공동의 집 지구에 대한 관심과 피조물에 대한 존중과 깊은 사랑이 조금씩 자라고 있음에 감사한다.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로 하느님과 예수님, 성모님, 프란치스코 교황님, 본당 공동체 신부님 수녀님 신자들을 떠올려 본다. 참 아름다운 순간이다. 피조물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마음과 이 작은 마음으로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정녕 하느님의 축복이고 기쁨이다. 감사합니다. +아멘

 

2015. 10. 31. 저녁 김미경 데레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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