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일

2011. 3. 15. 오후 2:40:37

글자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로 나가신 예수님께서 깊은 유혹에 빠지십니다. 세례 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하늘의 소리를 들으시고, 메시아의 소명을 시작하시며 받으신 유혹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세상에서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부와 명성과 권세를 가진 그런 메시아가 되라는 악마의 소리를 들으십니다.
악마는 세상에 널려 있는 돌을 빵으로 만들 듯, 사람들을 배불리고, 그들이 탐내는 재물을 채워 주는 그런 메시아가 되라고 유혹합니다. 능력을 과시하고 명성을 얻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또한 악마와 타협을 해서라도 권세를 얻어 세상을 지배하라고 속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유혹을 성경 말씀을 인용하시며 단호하게 거절하십니다. 오히려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시어,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시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는 종의 모습을 택하십니다(필리 2,7-9 참조). 예수님께서 공생활 내내 숱한 오해와 유혹을 받으셨을 때에도, 심지어 제자 베드로마저 예수님의 수난의 길을 막았을 때에도, 단호하게 당신의 길을 가실 수 있었던 것은 광야에서 유혹을 이기신 이런 단련의 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은 선과 악이 투쟁하는 싸움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유혹에 걸려 넘어져 악의 편에 서면 결국 내적 힘을 잃고 맙니다. 우리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악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오로지 주님 말씀에 힘입어 “아니오.” 하고 단호하게 유혹을 뿌리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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