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의 너그러움
귀주에서 거란족을 물리치고 당당히 돌아온 강감찬을 위해 현종이 연회를 베풀었다. 강감찬의 자리는 현종의 바로 옆에 있었다.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연회상 앞에서 한창 흥이 무르익을 무렵 강감찬이 현종의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일어섰다.
현종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강감찬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아뢰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강감찬은 내시를 향해 따라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내시와 마주선 강감찬은 먼저 주위를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내가 조금 전 밥을 먹으려고 주발을 열었더니 빈 밥 그릇이더구나. 아마도 너희들이 실수를 한 듯싶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내시의 얼굴은 노랗게 질렸다. 그날의 주인공은 강감찬인데 주역에게 그 같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성미 급한 임금에게 알려지면 벌을 받을 것이 틀림없는 일이었다.
“장군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내시는 무릎을 꿇은 채 떨며 잘못을 빌었다. 그러자 강감찬은 두 팔로 내시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됐다. 그만 일어서거라. 내 한 가지 묘안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여라.”
강감찬은 내시의 귀에 무언가를 나지막이 속삭였다. 잠시 후 연회장으로 들어온 강감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때 내시가 강감찬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장군님, 진지가 식은 듯하오니 바꿔드리겠습니다.”
<참되고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전부를 용서하는 데서만 찾을 수 있다. -도스토에프스키->
상대방의 실수를 사랑으로 감싼다는 것, 그것을 곧 사랑입니다. 그리고 배려입니다. 강감찬 장군의 지혜(智慧)와 뜻 깊은 사려(思慮)는 우리 마음에 큰 감동을 주고도 남습니다.
우리는 남이 한 일에 대하여 글로 접하거나 말로 들었을 때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같은 일에 처했을 때 과연 나도 그렇게 슬기롭게 대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 해 볼 일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신 우리 조상님들의 말씀을 되새겨 보고, 이 풍요로움을 이웃 사랑의 덕으로 승화시켰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