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東山 / 金一洙
길 건너
찬바람이 사븐 거린다.
몽롱한 숨결 속에
어김없이 찾아온 시간의 약속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에
자우룩이 서려 있다
수많은 별을 헤이며
하늘로 뻗은 나목의 가지는
한여름의 열정으로
바람을 안고 출렁인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잠든 햇살이 엉덩이 맞대어
비벼대고 있고
숨어 살은 비바람도 보이고
멀리서 허연 허벅지 들어낸
자작나무도 보이고
깊은 생각에 잠긴 구름도 보인다.
굶주림으로 가득 찬
지난날의 끝없는 욕망은
가슴을 채울 수 없는 삶의 여백
선명한 주름만이 인간이 피워낸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화려한 외출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