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2회 '카톨릭문학상' 수상작은 공선옥의 '명랑한 밤길'입니다.
그녀가 내게 자필싸인을 해서 우송해준 그 책.
1년도 넘게 책꽂이에 꽂아두었다가 수상했다는 기사를 보고 오늘에야 읽었습니다.
얼마전까지 저는 공선옥을 20대 후반 유명잡지를 통해 등단한 주목받는 작가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눈물로 지은 집'이라는 글, 카톨릭신자인 유명작가들이 세례받게 된 이야기를 모은 책 『'뒤늦게 만나 사랑하다』에 실린 그녀의 글을 통해 참으로 고단하게 살았던 삶, 그리고 눈물 가운데 하느님을 만난 그녀의 신앙고백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눈물도 고통도 은총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일찍 결혼했고 20대 후반 이미 두 아이를 둔 이혼녀가 되었던 그녀.
유망 소설가로 주목받는 작가였지만, 가난하고 어린 여성가장인 그녀는 만화가게 주인, 공장노동자로
두 아이들과 먹고 사는 일로 절박했던 힘겨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수많은 좋은 작품을 써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그녀는 마흔즈음 세례받기로 마음먹고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지요.
예비자 때 매번 미사와 면담하면서 흐르던 눈물이 세례 날은 폭포처럼 쏟아졌다고,
"울고 있을 때 자신 안에서 한없이 착한 기운을 느꼈다"고 합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나를 앞으로 나가게 했던 '어떤 기운'을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을 가난하지만 영적으로 충만한 삶이라고 정의합니다.
'천국의 열쇠'의 지침신부와 밀레의 '만종'의 농부처럼 말이지요.
그녀의 글에서는 고통의 순간에도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상처를 분노로 품지 않고 그저 묵묵히 껴안고 삶의 징검다리를 넘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함이 있습니다. 낙관과 '무욕의 평화'를 갈망하는 그녀의 삶이 느껴집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확실히 화려한 정원에서 보호받고 주목받는 꽃과는 인연이 먼 사람임이 분명하다.
나는 내 글 속의 사람들이 비록 아무리 눈여겨보지 않지만, 아무렇게나 대접받는 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다만 그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람 부는 길가에서나마 지고 피었다 지고하면서 다른 누구도 아닌
그들만이 부를 수 있는 작고 고운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작고 여린 사람들, 그들의 존재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에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군요. 또한 그녀처럼 삶에 대한 낙관과 감사, 작은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늘 기억하며 배우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