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의 대가(代價)
사람이 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무엇보다도 따뜻한 배려에서 나온다. 자신의 삶도 힘겨운데 다른 사람을 위해 특별한 배려를 베푼다는 것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사람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 된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프랑스 화가가 식사를 하다 말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시오. 내가 뭐 잘못한 일이라도 있소? 왜 그렇게 날 쳐다보시오?”
“아닙니다. 실은 제가 그리려고 하는 그림의 모델을 찾고 있는데 선생님이 바로….”
“그래요? 그렇다면 참 영광이군요. 그런데 선생께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려고 그러시오?”
“예, 죄송스럽지만 ‘불쌍한 거지’의 모습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러니 저의 모델이 되어 주실 수 있는지요?”
화가가 노신사에게 거지 모델이 되어 달라고 하자 주위 사람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바로 그 노신사는 당시 프랑스를 주름잡던 제임스로스필드 남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자기가 화가의 모델이 되어주겠다고 하였다.
며칠 후 남작은 화가의 요구대로 누더기 옷을 입고 남루한 모습으로 화가 앞에 섰다. 이제 남작은 누가 보아도 아주 불쌍한 거지와 다름이 없었다.
그때 마침 화가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젊은이 한 사람이 들어와 불쌍한 거지꼴을 한 남작을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 그는 주머니에서 동전 몇 잎을 꺼내어 남작의 손에 쥐어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저 젊은이는 뉘시오?”
“예, 제 밑에서 그림을 배우는 화가 지망생인데 아주 간난하여 도화지나 그림 물감을 제대로 사지 못해 쩔쩔맬 때가 한 두 번이 아닌 친구랍니다.”
화가의 말을 들은 남작은 젊은이가 가난하지만 동정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화가지망생 젊은이는 낯 모르는 사람들한테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고맙소! 젊은이, 당신이 나에게 베푼 동전 몇 닢이 10만 프랑이 되어 돌아갑니다. 부디 열심히 노력하여 꼭 훌륭한 화가가 되십시오.”
편지 속에는 제임스 로스필드의 격려 글과 함께 장학금으로 10만 프랑이라는 큰 돈이 들어 있었다.
예절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동전을 투자하고 지폐를 돌려받는 것과 같다.
-토머스소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