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바보(내 신변잡기)

2009. 3. 28. 오전 1:51:24

글자
저는 할 줄 아는게 별로 없어
바보소리 듣고 자랐습니다..
 
먼저 글씨가 너무 악필이라 
학교 다닐 적에
친구들은 내 노트 빌려 가는 법 없었다.
심지어 글씨를 써 놓은지 한참되면 
나중에는 나도 내 글씨 몰라 볼 정도다.
이러니 선생님은 숙제하기 싫어서
내가 일부러 그런 줄로 오해하시고는  
맨날 꾸지람을 하셨다. 
또한 대학교 때는 그 글씨 때문에 
학점 받는데 고생께나 했다.
아마 내가 조선시대에 살았더라면 
진짜 바보 소리 듣고 살았으리라. 
공부해서 과거보면 초시에 떨어졌을게고.
학교 졸업하고 취직을 했는데
아 ~ 그 한자가 섞인 기가 막힌 글씨체로 되어있는 기안문서는 
나를 기 질리게 했다.
그러나 그때 나를 구해준 발명품이 있었으니
바로  컴퓨터 타자기 ! 
요놈이 조금만 늦게 나왔어도
직장 생활 무쟈게 피곤 할 뻔 했다.
컴에 가암사 ...
 
학교 다닐 적에
나에게 미술선생님은
공포 그 자체였다.
실기 최하점은 당연히 내 차지였다
선생님들은 내가 그리기 싫어 일부러 엉망으로 그린 줄 알고
나만 보면 거의 잡아먹으려 들었다.
그리라는 호랑이는 안 그리고 
고양이 그렸다고 혼나고 
그리라는 손가락은 안 그리고
발가락을 그렸다고 혼 나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면
반항 한다고 혼 나고 
그러고 살았습니다.
미술 선생님 왈
"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리도 못그리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 라 했습니다.
그래도 입시를 치루고 취직하는 데에는
그림 그리는 거하고는 상관이 없었으니 
덕분에 나같은 바보도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또 그림만은 못하지만 
사진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저는 만들고 고치는 솜씨도 없읍니다.
뭐 만 할라치면 
하나에서 열까지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문고리 하나 고치는 거에서
새로운 전자제품 INSTALL  하는 거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도를 안해 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만 대면
오히려 다 부숴놓고 망가뜨려 놓으니
집사람은 아예 손대지 마라고 성화입니다.
이 인건비 비싼  호주에서 
젊어서부터 살았더라면
돈 깨나 쓰고 고생깨나 했을 겁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어딜가나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 바보도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나를 도와 준 분들을 생각하면 
별 해 준게 없이
부려만 먹었으니 그저 고맙고 미안 할 따름입니다.
이곳에 와서도 너무 솜씨가 없어
맨날 사람 부르다 보니
이제는 그 사람하고도 친해져
동업자가 되어 SHOP 을 내기로 했습니다.
참 인생조화 묘합니다.
 
저는 길 눈도 어둡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10번은 가 보아야 
겨우 감을 잡습니다. 
어디를 갈라치면
먼저 지도로 도로이름이며 
주위의 큰 건물 다 외워야
출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이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 시켜 주었으니
네비게이션에 감사 .....
 
저는 숫자 계산도 엄청 느립니다.
이게 느려서 초등학교 때
산수 시험보면 문제는 반도 못 풀었는데 종쳤습니다.
요새는 계산기 있지 않습니까 ?
계산기에 감사....
 
저는 뭐 외우는 거 특히 사람 이름이며 숫자 쥐약입니다.
노상 보는 사람도 가끔은 이름이 생각이 안나
실례를 범하곤 합니다.
숫자 감각이 없어 물건을 사도 얼마에 샀는지
가게 문 열고 나오면 잊어버립니다.
그나마 핸펀이 있어서 우리 아들 전화번호며 
사람들 이름들을
저장 해 놓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짜투리 시간이 나면 핸펀을 열어서
사람 이름 공부를 별도로 합니다.
핸펀에 감사....
 
이러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눈치가 없고 할 줄 아는게 없어서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람들은 금새 표현합니다 .
" 너는 바보라고요"  
그래도 그런 상황이 나쁘지는 않은게 
사람들이 저를 경계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게 있으면 
기꺼이 도와줍니다. 
그러다 보면 더 바보로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이해하고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감각을 담당하는 우뇌의 기능이 약하거나
어디 나사가 풀린 모양이라 자체 진단 해 봅니다.
이렇듯 머리가 단순하니까
뒷 감당이 되든 말든
일은 잘도 저질릅니다.
그래서 추진력 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맥아더의 말은 항상 기억합니다.
" 용감하고 무식한 장군은 한개 사단을 전멸시킨다 "
그러나 저는 그럴 일이 없는게
그런 사단을 거느려 본적이 없으니
어찌보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다행입니다.
 
저는 스스로 할 줄 아는게 별로 없으니
피아노를 잘치는 스텔라 자매님 
지휘건 노래건 모두 잘하는 프란시스 형제님
솜씨 좋고 힘 좋고 운동 잘하는 모든 형제님들
멋지게 웃을 줄 아는 형제 자매님들
감성이 풍부하여 글을 잘 쓰느 방장님
모두가 존경의 대상입니다.
저도 그리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몇번 생각 해 보았지만 
역시 그것들은 주님께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는 아닙니다.
 
저 같은 바보도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었이겠습니까 ?
그건 컴퓨터도, 계산기도, 네비게인션도 핸펀도 아닌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하는 저는  
저는 참으로 운 좋은 바보입니다.
 
 

댓글 14

  • 2009년 3월 28일 오전 6:09

    행님도 글 잘 쓰십니다. 그리고, 일 시작하신다니 모든 것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 오픈인가요?

  • 2009년 3월 28일 오전 7:02

    바보는 안바보들의 가운데서 사랑받는 몫이 있지요..그건 축복이고 달란트라고 생각합니다..ㅎㅎ

  • 2009년 3월 28일 오전 10:42

    형제님도 글 잘 쓰세요. 자기를 낮추는 형제님의 겸손함이 보기 좋습니다. 저도 악필에 길치에 형제님의 글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하시는 사업도 잘 되시길 바랍니다.

  • 2009년 3월 28일 오후 12:38

    글 넘 재밌어요~근데 그래서 다들 도미니코 형제님을 도와줘야 하는거예요?ㅋ

  • 2009년 3월 28일 오후 1:13

    민요(창) 엄청 잘 하시던데요. 항상 겸손하시고 다른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재주도 있으시고..일하면서 기분이 좀 그랬는데 확 풀렸습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 2009년 3월 28일 오후 5:12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 2009년 3월 28일 오후 5:39

    도밍고 아우님과 술한잔하면 그 재미있게 이바구하는 말솜씨에 흥겨워지고 행복했었는데, 이제 날이 슬슬 추워지니 언제 한잔 하더라구,,,

  • 2009년 3월 28일 오후 8:04

    멸시 조롱 당하며 늘 낮추신 예수님도 제가 뵙기엔 바보셨습니다..그 바보를 따르는 철없는 바보 클럽에 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9년 3월 28일 오후 10:05

    글쎄요! 참 할말이 없네요! 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세상이 우습네요1111

  • 2009년 3월 28일 오후 10:09

    제일 무서운게 본인이 느끼지 못하면서 남을 어렵게 만드는게 아닐까요!

  • 2009년 3월 28일 오후 10:50

    오잉~이건 또 먼 얘기래요???

  • 2009년 3월 29일 오전 10:14

    겸손하심이 부럽습니다. 공동체의 밑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 2009년 3월 29일 오후 7:13

    저는 이렇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호흡이 길게 글을 쓰는 분이 대단해 보입니다

  • 2009년 3월 29일 오후 7:43

    이렇게 글을 잘 쓰시면서.... 고해성사감 입니다.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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