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가 버거우면 맘을 비우고..제목을 그럴듯하게 적어놓았지만 사실 말도 안되는 소리 같습니다.
저렇게 짐이 무거운데 자전거를 몰고가는 사람이 마음을 비운다고 짐이 적어질리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맘을 비우면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덜어지고 내가 할 일이라는 우직한 마음이 들어 그저..단순하게..
살아나가는 일들이 단순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의 수련은 뜨게질이나 단순 설겆이 같은 일입니다.
단순 반복 노동을 하다보면 정신이 가다듬어지고 그러다가보면 단순해지고 잡념이 없어지면
무거움이 인식이 되지 않아서 '그냥'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묵주기도를 좋아합니다.
알알이 돌아가는 기도 속에 저는 점을 칩니다. 오늘은 환희의 신비이니 환희를 느낄 일이 있으리라..
오늘은 고통의 신비이니 고통을 감내하리라..오늘은 영광의 신비이니 주님의 영광을 드러낼 일이 있으리라..
참 성모님이 보시면 얼마나 마음이 약하면 저렇게 기도를 놓고 점을 치는가..가여우실런지도 모릅니다..ㅋㅋ
그러나 마지막에 그래도 오늘 하루의 머리와 마음과 입술을 지켜주십시오..당신께 피하는 이몸을 지켜주십시오..
뭐 이런 애걸까지 하면서 기도를 마칩니다. 나의 짐이 없었다면 신을 찾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정말로 진정한
푸근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평생 살았을런지도 모릅니다. 고통이 있었던 것은 기쁨을 알기 위해서였다고,
악을 지은 것은 선함을 알기 위해서였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다스립니다. 그리고 진심입니다.
불교의 무무명의 진리를 생각해봅니다. 어둠과 빛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없는 상태가 어둠이라는 것을..
그러니 빛과 어두움은 두개의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되 빛이 없음이 어두움이라는 말을 또 생각합니다.
짐이 버거운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중에 짐의 하중을 느끼고 안느끼고의 문제..맘 다스리기라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제맘을 잘 다스리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안착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하늘에서 날벼락이라도 떨어져 나를 밟고 상처준 이들에게 박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늘이 무심치 않으리라..
그러나 사실 스스로 마음을 추스려 내 삶을 살아가면 그저..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잡념이 사라집니다.
덤덤하고도 멍청한 상태..그것이 편안한 마음을 비운 상태의 기분이랄지요..꼭집어 기분이라는 것도 아니지만..
이채로 살아가다가 생이 끝나면 좋겠습니다. 조금은 담담해져가는 중년이 넘어서 이쁜 노년을 맞고 싶습니다.
아무리 버겁더라도 외로움 때문에 버거울지라도 그것조차 담담해져가고 싶습니다. 그리고..공개하기는 이르지만..
이번 54일 기도의 응답은 무엇일까..궁금한데..그것들을 기다리는 설레임조차 기쁨이 되어 살아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