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3/24)

2005. 4. 24. 오전 8:16:24

글자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오늘 예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수난을 앞둔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머지않아 사형 선고를 받고 십자가에 달리셔야 할 예수님의 마음 속에는 당신 자신보다도 제자들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당신이 잠시 자리를 비우시는 동안 제자들의 믿음이 흔들려 걸려 넘어지지나 않을까 염려해서입니다. 어린 자식들을 남겨 두고 멀리 떠나야 하는 부모의 애틋한 사랑이 엿보입니다.

   구약의 하느님 백성은 모세를 통해 하느님의 뜻이 담긴 율법(토라)을 받았습니다. 율법은 하느님의 말씀을 문자화한 것이므로 진리의 말씀이었습니다. 따라서 율법 준수는 약속의 땅에서 생명을 누리며 하느님과 함께 살게 하는 필수적인 길이었습니다. 율법에 하느님의 지혜가 담겨 있었으므로 예수님도 율법을 폐지하러 오시지 않았습니다(마태 5,17 참조).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의 지혜를 추구하는 대신 인간적인 지혜를 추구했습니다. 하느님의 지혜는 법보다 사랑을 앞세우지만, 인간적인 지혜는 사랑과 연민보다 법과 보복을 내세웠습니다. 결국 연약한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온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생명의 땅에서 쫓겨나 바빌론으로 유배를 갔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고 하느님의 말씀이셨습니다. 그분은 사람이 되어 오시어 하느님과 함께 사는 하늘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생명이 있는 하늘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통해야 합니다. 죄를 뉘우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생명으로 이끄는 길이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생명의 빵이며 당신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당신을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하십니다(요한 6,35 참조). 예수님은 생명이십니다. 당신의 뜻을 고집하지 않고 아버지의 뜻만을 추구하신(요한 5,30 참조) 예수께는 진리가 충만하였습니다(요한 1,14 참조). 예수님은 진리이십니다.

   구약의 백성은 약속의 땅에서 살기 위한 조건으로 율법을 받았지만, 신약의 백성은 하늘나라에서 살기 위한 조건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파견하신 아버지를 믿어야 합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을 믿는 이들은 아드님을 본받아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일 산 돌이 되어야”(1베드 2,5) 합니다.

   예수님을 닮은 산 돌은 식량 배급을 받아야 하는 가난한 과부들을 푸대접하지 않고 고아들을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며 모든 이를 생명으로 이끄는 사랑의 봉사자가 됩니다. 산 돌은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일이 있더라도 남을 걸려 넘어지게 하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1베드 2,9)이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 서울대교구 허영엽 마티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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