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축제 내 화요일(3/29)

2005. 3. 29. 오후 10:53:50

글자
그때에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흰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또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주세요. 내가 모셔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이 말은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하고 일러주셨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하였다. (요한 20,11­-18)


◆ 빈 무덤을 본 후 베드로와 요한은 침통한 표정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막달라 마리아는 혼자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다가 몸을 굽혀 무덤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엔 흰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천사가 왜 우느냐고 묻자 그녀는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20,13)라고 한다. 주님의 시신마저 잃은 슬픔이 너무나도 커서 두 천사가 거기에 앉아 있는 것조차 위안이 되지 못했다. 마리아는 주님이 마치 제 사람인 양 ‘제 주님’이라고 한다.

마리아는 천사에게 슬픔과 고통을 하소연하고 나서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예수님이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님인 줄을 몰랐다. 두 천사처럼 예수님도 “왜 울고 있느냐?”라고 물으신다. 왜 그토록 사랑하고 애타게 찾던 그분을 만났는데도 마리아는 알아보지 못했을까? 예수님의 시신에 너무나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마리아!” 하고 부르시자 곧 그분을 알아보고 “선생님!” 하고 불렀다. “마리아”, “랍부니”(200주년 성서). 이 두 마디로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맺어진다. 부활의 신비가 일어났다. 드디어 슬픔이 기쁨으로 변했고, 눈이 열려 사랑하는 분을 알아보았다. 마리아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고, 죽음도 그 사랑을 갈라놓을 수 없다. 그분의 사랑은 마리아의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켰고 영원한 위로가 되었다.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형제들을 찾아가거라.”(20,17)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은 자유롭게 놓아주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그녀만을 위해 간직해야 할 사랑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자신을 내맡기는 모든 이를 위한 사랑이다. 그러므로 마리아는 이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보고 만난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하고 증인이 되어야 한다. * 정하돈 수녀(대구 포교 성베네딕도수녀회)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매일미사/묵상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