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밤!

2005. 3. 22. 오전 8:38:56

글자
성주간 화요일: 어둔 밤!

복음: 요한 13,21-33.36-38: 네가 할 일을 어서 하여라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수난 전에 유다의 좋지 못한 버릇의 최악의 상태,
즉 스승을 은전 서른 닢에 팔아 죽음으로 몰고가는 불행한 사건을 보여준다. 유
다의 마음을 다른 제자들이 알았더라면 아마 그 일이 성사되지는 않앗을 것이
다. 유다는 다른 제자들과 행동은 같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승을 팔아 넘기려
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재산 관리자로서 성실함을 보이는 척하면서도 함께 있
던 모든 이를 속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경고가 있다. 우리들은 외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예수께서는 이미 유다의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것같이 하느님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아시는 예수님이 그를
외면하거나 저버리지 않으시고, 더 깊은 관심과 친절로 그를 가까이 하신다. 예
수님께서 최후만찬을 하시는 자리에서 당신 곁에 앉게 하시고 빵을 떼어 친히 주
신 것은 당시의 풍속에서 볼 때 특별한 우정의 표시였다. 그러나 유다는 이러한
우정의 행위에도 마음을 고치지 않았다. 그러자 예수님은 네가 할 일을 어서 하
여라 하셧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재산을 관리
하기 때문에 명절준비를 위해 심부름을 시키는 줄로만 생각하였다.

유다가 빵을 받아먹자 마귀가 곧 유다에게 들어갔다는 표현은 예수님의 최후의
사랑의 호소가 오히려 그가 스승을 팔고자, 죄를 짓고자 마음을 굳히는 결정적
인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유다가 빵을 받은 뒤에 곧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
이였다 는 의미는 해가 저문 밤이라는 뜻보다 예수님을 떠난 유다에게는 그 자체
가 밤이며, 예수님의 때가 다가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이 하느님을 떠나
서 하느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을 행하며 나아갈 때 그 자체가 언제나 어둔 밤
에 있는 것이다. 우리 자신이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리면 우리는 언제나 죽음의
밤에 머물게 된다. 이 밤은 그곳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즉 빛을 향하여 되돌아오
지 않으면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계속해서 따
를 때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의 빛을 주시고 우리는 그 빛의 영원한 삶 속에서 살
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이 빛과 어두운 밤을 넘나드는 삶의 연속이다. 베드로가 말로
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37절)하였지만, 예수께서는 새벽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베드
로는 그렇게 세 번 이나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섰고 주님께로 돌아왔기 대문에
빛 속에 살 수 있었다. 유다는 빛 속으로 다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고 말았다. 우리의 실수로 어두운 밤에 떨어졌더라도 즉시 빛을 향하여 머리
를 돌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시간 주님께 도우심을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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