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이 예감은

2012. 1. 2. 오전 11:38:21

글자
그 근원지가 어딜까요, 뭔지 잘 될 것 같은, 뭔지 좋은 일이 찾아 와 줄 것 같은 이런 근거없는 예감은-
신앙인으로 사는 기쁨이라면 너무 진부한 대답이 되겠죠
그러나 때로는 가장 진부한 것이 가장 진실에 가까울 때도 있다합디다
어느 연극에 나오는 대사지만-

새해 첫 글을 우리 카페에 씁니다
내 생에 가장 고약한 일과 가장 좋은 일이 같이 일어났던 바로 그 시절, 신학원-
멋진 선물, 그 안에는 아직도 내가 못 뜯어 본 꾸러미들이 잔뜩있는 최고의 멋진 선물인 그 시절
그 시간들이 깔아 준 징검돌들을 밟아 오물 구정물 발에 안 묻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다시 맞는 새해, 새로 산 다이어리를 넘깁니다, 아직 하얗게 비어있는 시간시간들
그것들이 뭘로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하고 기대되고 살짝 흥분도 되면서
언제나처럼 가슴밑바닥이 술렁입니다, 뭔가 묵직한 느낌이 온 몸으로 천천히 흘러갑니다
내게 있었던, 또 올 것 같은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글짜그대로 임에도 불구하고 그 묵직한 느낌은 점차 
향기 좋은 와인에 큼직한 스테익 한쪽을 다 먹어치운 후의 그 느긋함으로 바뀝니다   
이걸 일러 행복이라 혼자 이름짓습니다 
뭔 행복이 그러냐고 누가 핀잔줘도 괜찮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맞춤형일 수 밖에요-

그가 그자리에 있어서 그때 참 좋았다- 이런 말을 남에게 해 주고 나도 듣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가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를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졌단 말을 남에게 해주고 나도 듣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사실 서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고
이제 우리의 아이들이 짝을 맺고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태어날테고
이제 이윽고 우리들 중  하나둘 짐을 꾸려 이곳을 떠날테지요
그날까지,
이 근거없는 행복예감이 행복현실로 굳어지는 작은 기적들을 이루어내며
더 깊고 맑아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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