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정은이에게

2010. 12. 14. 오전 1:08:04

글자
미네소타 세인트폴에 있는 한국 성당 다니는데, 집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있어요. 성가대 하고 있구요. 여기에 언니같은 지휘자가 있으면 좋을텐데.
어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성당에 못갔어요. 눈 치우느라 등허리가 뻐근하네요. 이곳의 겨울이 이제야 실감이되고 있습니다. 시아버지 말씀대로 겨울엔 자동차 바퀴를 갈아야 하는건지 이곳에 와서 걱정해야 될 것도 많고 모르는 게 많으니 어려운 점도 많지만, 그래도 할 일이 있고 뭔가 배워나간다는게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자가용이 있으니 언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좋고, 쇼핑하기도 편리하고 집에 있어도 한국 집처럼 갑갑하지 않고 그런 것들이 좋은 거 같아요.
한국 책방은 없고, 지금 나니아연대기라고 애들 책 읽고 있어요. 영어로(영어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DVD 빌려다 보고, 그동안 어덜트 스쿨 영어 클라스다녔는데 이제 그만 나오라고 해서 지금은 GED 공부 하고 있어요. 단어 익힐겸...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네요.
애들한테 신경쓰고, 2년 후엔 애들이 무사히 세상을 향해 떠나주길 기대하면서... 애들이 하는 행동, 애들이 하는 말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울기도 하고.. 그러고 나면 다시 감사한 마음도 생기고..,
조그만 집 사서 이사했는데, 페인트 칠하고, 전등 달고, 수도도 고치고, 잔디에 약 뿌리고, 시멘트 사서 기둥도 고치고, 그런 거 다 제가했어요. 가구 사서 조립하고, 어젠 런닝 머신 배달되어 와서 애들이랑 같이 조립했어요(인터넷쇼핑). 걸어다니질 않으니 운동을 해야 되겠드라구요. 애들은, 생각처럼 잘 도와주지는 않아요. 그래도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주택에서 살아보는 게 애들한테 중요한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시부모님은 시애틀 쪽 타코마에 사시고, 여긴 시동생이 근처에서 살고요 (별로 사이는 안 좋음).
성당 구역 모임에 잘 나가고 있구요, 사람들하고 애기할 기회를 좀 가지려면 레지오를 나가는 게좋을 것도 같아요.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제 헤어스타일이랑 옷에도 좀 관심이 생기고 예쁘게 하고 다녀야지 생각합니다.
언니, 회의 같은 거에 빠지지 말구요, 대신에 자랑스러워 하시구요,
제 보기엔 이미 산을 넘으신 거 같은데,
이제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길,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싶어 지네요~ 힘든거 그만 하시고, 편안함과 멋을 즐기시기를..

댓글 1

  • 2010년 12월 18일 오후 8:32

    정은아, 많이 반갑고 많이 기쁘다. 연락처 좀 알아두자, 전화번화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