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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땅’이라는 말에 머물면서 제가 말씀을 듣고, 읽고,
묵상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잠시 묵상해 보았습니다.
문득 한 소설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목이 떠올라 조금 길게 옮겨 봅니다.
“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절과 단어와 문장을 차례대로 반복하는 노인의 책 읽기 방식은
특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도대체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 때까지,
마침내 그 구절의 필요성이 스스로 존중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그러기에 그에게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돋보기가 틀니 다음으로
아끼는 물건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루이스 세풀베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인』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마존의 정글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위험한 자연과 자연을 파괴하는
더 위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분투하는 한 노인입니다.
문맹을 겨우 면한 처지지만 그는 ‘이따금 인간들의 야만성을
잊게 해 주는, 세상의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을 얘기하는
연애 소설이 있는 자신의 오두막’에서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이 대목을 다시 읽어 보면서 과연 저는 성경 말씀에서 처음 책의 세상을
경험할 때 느끼는 놀라움을 느끼는지, 유일한 힘과 위로의 원천이라고
믿는 간절함으로 말씀을 대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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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주님 사랑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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