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지휘를 맡으면서 갑자기 쏟아지는 은총에 행복하면서도
오랜기간 성가대를 비우고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무척 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공짜로 주어지는 기회인데다가 이집트, 그리스, 터키지역이 거의 성지순례코스라서
더욱 은혜롭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척박한 땅 이집트는 무질서속에 질서를 지켜가는 나라이며,
신에게 순종하는 민족으로 삶의 모든 것이 신의 뜻(인샬라)이라 믿고 살아간답니다.
우리들 눈에는 욕심도 없고 의욕도 없고 꿈도 없어 보였지만 그들은 행복하답니다.
특히 히잡과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을 보면서 40도를 윗도는 여름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우리들은 그들이 힘들다고 생각했으나 그들은 그저 행복해보였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이라, 모세 기념교회, 아기예수 피난 교회, 카르낙 신전, 룩소 신전등을 보면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풀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을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나라 그리스는 해가 9시가 넘어야만 넘어가는 나라로
그리스인들은 지중해인들답게 낙척적이고 토론문화를 좋아하여
오후 2시 30분이면 가게문를 닫고 오침을 즐긴 후에
저녁 때는 커피숍에 모여서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한답니다.
역시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자를 배출한 나라다운 것 같습니다.
또한 평생 25년 정도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삶은 보트를 즐기면서 여생을 즐기는 나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장수하는 나라로 심장질환이 가장 낮은 나라인데 올리브 열매를 많이 먹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낙척적인 성격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는 정말 형제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나라였습니다.
무척 편안하여 꼭 우리나라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도 무척 친절하고 자상하고 특히 한국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잘 맞는다고 합니다.
특히 솜의 성이라 불리는 파묵깔레, 기독교인들이 로마인의 탄압을 피하기 위해 건설한 지하도시(데린구유),
유럽과 아시아를 경계 짓는 보스포러스 해협, 성소피아 성당, 블루모스크,
기이한 형태의 바위들로 이루어져있는 가파도키아 등의 정경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여러분들의 기도로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여행중에도 내내 성가대가 걱정되었고 여러분들이 무척 보고싶었습니다.
이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온 만큼 성가대에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세실리아 성가대 여러분!
잠시나마 여러분들과 떨어져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지만
제가 가장 행복을 느끼고 충만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우리 성가대라는 사실을 더욱 깨달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사랑해주시고 함께 해주심에 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더 쓰고 싶지만 이제는 졸려서 줄여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주일날 행복한 얼굴로 만나기를 고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