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일기 6

2009. 3. 26. 오후 2:20:16

글자
 
 
20090326/ 꽃샘 추위에 경탄하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꾸밈음에 소리를 모두 얹고
 
구부러지듯 타고 내리는  소리의 여백에 진정한 소리를 내본다.
 
뻣뻣하게만 살아온 내가 어찌 여유로운 질곡의 소리를 낼 수 있을까만
 
한 껏 몸을 실어 머리까지 흐느끼듯 휘저으며 나오는 소리, 그래도 비슷할까 옆으로 웃음이 번진다.
 
국악 미사를 연습하면서
 
느낌을 가장 간절하게 전달할 수 있어 좋은데, 그 미묘한 표현은  겉핥기다.
 
 
 
우리 것에 있어서 여백은 생명이다. 
 
그림이 그렇고, 변죽을 울리는 한시가 그렇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우리 노래가 그렇다.
 
선조들의 그림, 유럽에서 시작돠는 슬로우 푸드 운동이나 미국 할머니 탸샤 튜더의 삶을 보더라도  
 
여백의 아름다움은 말이나 색, 소리가 필요없다.
 
그 안엔 완전함이 온전히 녹아 있기에,
 
 
밤은 깊었다.
 
성당 문을 닫고 나오는  등 뒤로 깊은 여백이 노래를 부르고,
 
꽃샘 추위는 그렇게 절정을 이루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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