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스무이튿날
김형풍
오늘은
섣달
스무이튿날
어머니의 소우주에서
열 달 동안 유영을 하다가
이
세상으,로 떨어져나온 날입니다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찢어질 듯한
그
고통을
참아낼 수가 있었을까,
어머님!
오늘
아침
78세가 된
당신 며느리한테
따끈한
미역국을
얻어 먹었고
애들로부터 축하 인사도 받았습니다.
어머님!
이
불효자식이
어느새
여든 하고도 두 살이 되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동내 앞
냇갈
어름을 빨랫방망이로 깨고
만삭이 된
그 아둔한 몸으로
손이 시리도록
빨래를 하시다가
산통이
찾아와
빨래 그릇을 그대로 놓아둔 채
기어 오시다시피
가까스로
집으로 오신 후에
온종일 산통으로
고생 고생 하시다가
1936년
병자년 자시,
자정에서야
이 못난 불효자식을
몹시 어렵게
낳았다
하셨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이 계신
그곳엔 춥지
않으시지요,
어머님께서 그곳으로 가셨던
그 때 보다
이
불효자식
훨씬 더 늙어 버렸습니다.
이제,
어머님 곁으로 갈
날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어머님!
그때까지
고통스럽지
않고
편안한 그곳에서
안녕히 계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