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泄瀉)

2016. 10. 15. 오전 7: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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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泄瀉)

김형풍



어떤 놈이 주범인가?

설사에 걸리게 한

그 무서운 세균(細菌)을

옮겨온 주범이

대체 어떤 놈이란 말인가,


어제 오후 네 시경에

좋아하는 시인들과의

약속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두 시나 되어

늦게 점심을 먹게 된 것이

속이 덥수룩하고

거북한 느낌이 들었던 터라,

시인들과 만난 술자리에선

막걸리가 당기지 않았다

차라리

점심을 건너뛰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평소 나답지 않게

막걸리 한 병을 갖고

질질 끌었다

친구들은 

안주로 나온

아귀찜이 맛있다며

밥 두 그릇을 비벼서

저녁 식사까지

거뜬히 해결했지만

나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오늘 아침

식탁에 올라온 반찬으론,


배추김치가 두 가지

총각김치에 깍두기

메추리알에 소시지

오이지 물김치와

무잎새 삶아 무친 나물

등푸른생선 고등어조림

그리고

끓여 놓은 지

하루가 지났나(?)

하여간에 국물 등,

세 가지면 되는데

두 늙은이 반찬치곤

너무 많은 것이

병이라면 병이다.


오늘 점심은

떡국 떡을 넣고 끓인 라면에

반찬으론

배추김치 두 가지

깍두기 등이다

분명히 이 가운데

설사를 일으킨 주범이 있는데

도무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내 생각엔

어제 급하게

꾸역꾸역 먹어친

점심이 문제인 것만 같다


오늘 점심을 하고

콧물이 자꾸만 나오기에

이비인후과에 다녀올 참이였는데

점심 후에 바로

설사가 좌악 짝

너댓차례

쏟아지는 바람에

정노환 여섯알을 복용하고

잠시 누워 편히 쉬고 말았다


그 바람에

이비인후과에도 못 가고

계속 훌쩍이는

콧물을 닦느라

휴지만 없애면서,.../


도대체

설사의 주범은

어떤 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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