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김형풍
바람은
먼지를 날리고
나무 이파리나
꽃 흔들림으로
볼 수가 있고,
탁한 공기는
쌓이는 먼지로
눈에 보인다
사람이 사는 집이나
사람이 안 살고
깨끗하게 비어있는 새집에도
먼지가 쌓인다는 것은
공기가 있다는 것이고,
먼지는
아무리 쓸고 닦아내도
또다시 쌓이는 공기라서
막아낼 수가 없다
평생 함께 살자는 것이기에
눈을 감아야만
비로소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밤에 잠잘 때
입을 다물고 자면
코털이
먼지를 막아주지만,
입을 벌리고 자면
목구멍에 먼지가 걸려
마치 가래가 붙어 다린 것처럼
칼칼하게 내뱉게 된다
먼지는
반드시 물기 있는 걸레로
닦아내야만 한다
먼지떨이로 털거나
후후하고 입으로 불면
제자리로 바로 되돌아와
앉아버린다
먼지는
책장에 진열된
좁아터진 사이를 비집고
구석구석을 차지한다
함께 살자고
끊임없이
붙어 다린다
TV 브라운관에도
허옇게 붙어 다려
깨끗한 물걸레로
두서너 번에 걸쳐
닦아 내야만
깨끗하게
시청할 수가 있다
요즘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입마개를 해보지만,
아무래도
안전치는 못한 것이고
그저
한번 걸러내자는
의미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