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의 기도
김형풍/암브로시오
당신을 거부하고
당신의 기적을 믿지 않으며
고해소(告解所)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이 못난이가
그래도
성당에 나와 앉아 있는 것은
당신에게 매달려
직접 대화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 못난이가
당신을 이유 없이
무조건 믿겠다고
세례를 받았는데,
내가 정말로 존경하고
좋아하던
훌륭한 친구가
이 세상을 떠나고서부터
당신의 기적을 믿을 수 없게 되어
냉담자 직전에서
허둥거리고 있습니다.
어찌하여
성서에서 나타나는 기적을
실제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까,
선하고 착하고 훌륭한 친구를
끝내 살려내지 못하는 당신을
더 이상
어떻게 믿으라는 것인지요,
신부님이나,
좀 아는 척하는 신자들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고생하지 않도록
평화로운 하늘나라로 데려갔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오래도록 병석에 누워있게 하지말고
좀더 일찍 데려갈 것이지
없는 재산 다 없애
자녀들까지 고생토록 만들어 놓고
그렇게 데려가야만 하는지,..../
이 모든 것이
나만의 어리석은 생각으로
가득 찬 마음이기에
받아드리지 못하고
당신을
거부하고 있는
이 못난이에게
나만의 생각을 버리고
가볍게 비워진 마음으로
당신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고
이 못난이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