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김형풍
불편한
마나님을 대신하여
살림살이를 해본다
밥 짓고
빨래하고
밥상 차리고
설거지하고
음식 찌꺼기
따로 분리하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마나님의 원기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의정부 제일시장에 들러
아주 튼실한 오리 한 마리
일만이천 원에
토막을 내어 오고,
반찬가게 들려
총각김치 오천 원어치
나박김치 오천 원어치
깍두기 오천 원어치
사 들고,
다시
과일가게 들려,
싱싱한 딸기 칠천 원
감 다섯 개에 오천 원
한라방 3개에 오천 원,
계산을 해보니
삼만구천 원이 들었다
돈, 정말로 쓸 게 없다
장을 보고 돌아오니
아내가
미안해하면서도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니
참 잘했다 생각이 든다
불편한 터에
지독한 감기까지 걸려
보름 이상
끙끙 앓다 보니
얼굴이 꺼칠한 게
아내의 얼굴이
너무 안 돼 보여
영양보충이나 시켜줄 요량으로
이것저것 장을 좀 보았더니
조금 힘은 들었지만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아주 흐뭇했다
가족건강을 위해
평생을 두고
고생했을 아내를 생각하니
정말로 고맙기가 그지없다
이제 인생 계절 겨울인데
아내를 위해 얼마나 더
도우며 살 수가 있을까,
정성을 다하여
더 찰 챙기도록 해야겠다
아름다운 삶을 마감하기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