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어떠리

2017. 1. 14. 오전 8: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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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어떠리

김형풍

 

 

우리 부부는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정이 사록사록 더 들고

어찌 보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살림에도

단 한 번도

찡그리는 것을 볼 수가 없으니

천사가 따로 없다

 

먹을 쌀

늘 떨어지지 않고

많지는 않지만

용돈 늘 떨어지지 않고

아이들 속썩이지 않고

추운 겨울철

춥지 않게

방바닥 따듯하고

비록 협소하지만

아늑한 서재도 갖추어 있고

잠자리 포근하니

더 바랄 게 뭐 있겠나,

 

다만,

한가지

날이 갈수록

두 늙은이

약봉지만 자꾸 늘어나고 있으니

건강이 걱정인데

나이 80 되어

병과 함께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저 노환이려니 하면 되는 것을

뭐 그리 끙끙거릴 필요가 있나,

 

식탁에서

서로 바라보며

밥 꼭꼭 씹어 먹고 

말하기를

우리 이제 더 아프지 말고

마음 다 비우고

한느님 의지 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그냥
이 정도로만

살아가도록 하십시다

우리 이만하면

행복하지 않소?

내 말에 끄덕이는

할망구의 표정이 천사처럼

아름답게 맑아 보여

정말로 좋다

 

인생 나그넷길

어머니의 소우주

자연에서 태어나

잠시 다니러 왔다가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인생 여정

이 정도면

부러울 것이 뭐가 있겠나,

 

착한 아이들

걱정되지 않게

오래 사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 가도록 하십시다

 

뭐 이만하면 된것 아니오

나는 참으로 행복 하오

당신은 어떠하오?

나도 참 행복해요,

나에게 너무 잘해 주시어

당신이

정말로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사랑이 듬뿍담긴

아내의 복스러운 얘기에

그저 흐뭇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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