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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어도*
당신으로 인해 얻은 생명인지라
가진 것 없음이 내겐 축복입니다.
드린 것은 허무하게 무너져 내릴 인간사
허황한 사랑뿐이었습니다.
당신을 얻음보단
당장 기대고 비빌 언덕이
끊어버릴 수 없는
생의 유혹이었습니다.
모두 다 지나가도
그래도 남을 사랑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당신이라고
부질없는 나는
당신을 묻고야 말았습니다.
언젠가 놓을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음
그 끝간 자리까지 내 몰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어리석음이
나..
당신의 사람이었습니다.
벌겨벗겨질 때까지
생채기 난 살집을
온전히 드러낼 때까지
모르는 척 견디는 게
그게 사는 거라 등돌리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허락하신 일이 아니라
가슴 한켠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쩔 수 없었지만..
나 혼자 숨죽이면 흘러가겠지...
나만 아프고 힘겨운 것 마냥
그랬습니다.
당신이 우시는 줄은 모르고..
당신 가슴이 시퍼렇게 타는 건
모르고 싶은 현실이었습니다.
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하시는 당신이기에
감은 눈으로도
등돌린 귀로도
보고 듣게 하시는
내 생의 혼란
가진 것 하나 없이 다 부려 놓고
얻었다 생각했던 것들의 허망함까지
다 포기하게 하시는 당신 앞에
이제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내가 드릴 향유 옥합은
깨어진 나 하나뿐입니다.
당신이 받으실 예물이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 하나뿐입니다.
당신이 원하셨던
바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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