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빛속에 숨어서

2007. 10. 23. 오전 11:37:54

글자
 
 
남한산성 오르는데
 등산로가 없어졌다
나는 등산화로 낙엽을 쓸며
잃은 길을 찾아 내려 왔다
그 낙엽 위에 소복하게 쌓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게 선사할
2007년의 첫 눈을 난 기다린다
속이 타 들어 가면서...
내가 먼저 가서 낙엽 속에서
숨어 기다릴까
그런 내 위에 그가 사뿐히
내려 앉을 날 있겠지
그 때 낙엽은 속삭일 것이다
눈에게, 내가 파랗을 때부터
널 기다린 누군가가 있었다고
기다리다가 지쳐 부스럭 거리는
몸을 입고 곧 바스락
소리도 못 지르고 흙이 될 그가
있었다고, 그렇게 전해다오
파랗게 내릴 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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