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 조성호 신부님

2006. 12. 2. 오후 12:00:30

글자

나해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2006. 11. 30.

토평동.

로마 10, 9-18.

마태 4, 18-22.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형제 베드로와 함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통상 요한복음에 기초하여 먼저 부르심을 받고 베드로를 예수님께 인도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즉 안드레아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전에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는데, 세례자 요한의 인도에 따라 예수를 따라나섰고, 베드로를 예수께 인도합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께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이들 형제들을 사람낚는 어부로 부르시고 이 형제는 기꺼이 응합니다.

안드레아 사도를 기념하고 있는 우리는 사실 그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어떤 분이었는지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늘 메시아를 기다리는 삶을 살았고, 생업에 충실하면서도 신앙의 삶을 지향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극기의 삶을 사는 세례자 요한 안에서 그리스도성을 발견했고 따릅니다. 그러다가 요한에게서 바로 예수께서 하느님의 어린양이시고 바라던 분이라는 것을 알고 기꺼이 그분을 따르는 결단을 내리게 되죠.

어쩌면 안드레아(남자다운)란 이름답게 그는 맺고 끊는 결단력이 뛰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남자만이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세례자 요한을 떠나 예수를 선택하는 것이나 그물과 가족들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는 모습은 강한 결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의 삶은 흔히 선택이요 결단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다른 것에 시선을 두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러나 선택하고 결단을 내릴 때에는 단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의 삶 또한 우유부단함을 배제하도록 요구하는데, 하물며 내 생명을 건 결단에 있어 더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예수께서 부르시는 모습을 잘 들어야 합니다. 내가 사는 것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부르시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내 삶의 자리에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으로 부르십니다. 어부인 사람에게 어부로 부르시는 모습을 보십시오. 그가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오십니다. 지금 나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그 모습 그 자리에서 당신께서 도구로 쓰시고자 합니다. 물론 전혀 다른 그 무엇인가를 요구하시기도 하지만, 통상은 각자의 자리에서 당신의 도구로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가만히 주님의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그분께서 나를 애타게 찾으시고 부르십니다.

안드레아는 세례자 요한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며,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형에게 전했습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예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잘 들어야 합니다. 신앙은 전해 받는 것입니다. 누구도 혼자 신앙인일 수 없기에 충실히 전해 받으며 충실히 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삶이 결단이어야 하며, 그 결단의 단호함이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나를 따라오너라”(마태 4, 19)

예수님의 이 음성은 하루라는 선물을 타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것입니다. 귀를 열어두고 그 음성을 듣게 되거든 내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부스러기 :

성 요한 크리소스또모 주교의 「요한 복음에 대한 강론」에서

(Hom. 19,1: PG 59,120-121)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습니다 》

안드레아는 예수님과 함께 머물며 주님께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후 이 보화를 자신 안에 감추지 않고 급히 자기 형제에게로 달려가 자기가 배운 것을 그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가 자기 형제에게 한 말을 주목하십시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습니다.” (메시아는 그리스도라는 뜻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배운 것을 여기에서 어떻게 알려 주는지 보십시오. 이 말씀은 한편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승의 능력을 보여 주고 다른 편으로는 처음부터 주님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있는 제자들의 열성과 끈기를 보여 줍니다. 이 말은 그분이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분이 하늘로부터 오시기를 고대하며, 나타나신 후에는 기뻐 용약하며 이 큰 소식을 즉시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그런 사람의 말입니다. 영신적인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형제적 사랑과 우정 그리고 참된 애정의 표시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베드로가 지닌 유순하고 단순한 마음에도 주목하십시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즉시 달려갔습니다. “그를 예수께 데리고 갔다.” 고 복음사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그 말을 신중히 검토해 보지도 않고 받아들였다고 해서 누구도 베드로의 경박성을 나무라서는 안 됩니다. 아마도 그의 동생은 그에게 이 일에 대해 자세하게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을 것입니다. 간결하게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몇 마디 말로 기술하는 것이 복음 사가들의 특징입니다. 여하튼 복음 사가는 베드로가 즉시 믿었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안드레아는 “그를 예수께 데리고 가서” 주님께로부터 모든 것을 배우도록 주님께 맡겼습니다. 거기에 다른 제자도 있었는데 그 제자도 함께 달려갔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분은 어린양이십니다. 그리고 이분은 영으로 세례를 주십니다.” 라는 말을 할 때 이 말이 지닌 자세하고 분명한 뜻에 대한 설명을 그리스도의 가르침에다 맡긴 것과 같이, 안드레아는 더욱이 자기가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할 능력이 없는 것을 인정하고는, 기쁘고 성급한 마음으로 잠시의 지체함도 없이, 자기 형을 빛의 근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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