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34 주간 (수) 2006.11.29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당신 이름 때문에 우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우리 자신에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신자 집안이 아니었던 저로서는 처음 수도회에 입회할 때 부모와 형제와 친척들로부터 “키워났더니 제 살길만 찾는 이기적인 놈”이라는 원망을 들어야 했고, 친구들부터는 성당 일에 열심이더니 결국 이상한 데로 빠졌다며 이상한 녀석이란 수군거림을 들어야 했습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베트남에 선교사로 가 있을 때는 경찰만 봐도 마음이 두근거리고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 대한 종교적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현대에 와서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사정은 이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다른 종교에 비해 대단히 호평을 받고 있어서 차라리 성당에 다닌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사제로 산다는 것, 수도자로 산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 되어 목사가 로먼컬러를 찾아서 입게 만드는 사정에까지 이르렀을 정도입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첫 번째로 다니고 싶은 곳이 성당이라고 말하고 있고, 종교간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개종을 한다면 성당에 나가겠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천주교 신앙과 신자들이 보여주는 보편적이고 온화한 분위기에 큰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때로 몇몇 특정 종교인들이 천주교 신앙을 왜곡하며 비난을 가할지는 몰라도 더 이상 이 땅에서는 천주교 신앙 때문에 재판을 받거나 목숨을 잃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신앙을 증언하거나 변론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우리는 많이 알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지닌 신앙에 대한 증언이나 변론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의 신앙 자체를 증언하고 변론해야할 자신에게는 말할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자신의 신앙을 어떤 말로 증언하고 변론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말합니다. “착하게 살면 되!” “참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천주교 신앙이야!”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러나 다른 종교인들도 모두 착하게 살고자 하고, 참고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신앙인의 본분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주교는 하느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것이야!”라고 말하지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따르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물으면 사람들의 대답은 같습니다. 착하게 살고, 참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고 죄 안 짓고 사는 것이라면 우리를 신자이게 하는 이유는 주일에 성당 가는 것과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박해하고 심지어 죽이는 이유가 우리가 착하게 살고 성당에 나가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되어 세상에 증언하고 사람들에게 변론할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에게 변론할 내용은 미사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보다 “예수님”과 “예수님의 이름”에 관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나에게 누구인가?” 하는 것이고, 예수님의 존재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에 대한 변론입니다. 그것은 내가 “왜?” 주일 미사에 나가는 가에 대한 이유이고, “왜?” 착하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더 이상 우리를 미워하지도 않고, 우리의 신앙을 묻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신앙에 대해 누가 증언하라고 말할 것이며, 우리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누가 대답해 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안에서 이제 영적 투쟁을 해 나갈“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님, 당신이 제게 멀리 있지 않고, 당신 이름이 제게 멀리 있지 않게 늘 제가 깨어 있게 하소서. 아멘.” |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이회진 신부님
2006. 12. 2. 오전 11: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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