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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는 얼면서 마르고 있다 갑자기 추워졌네요. 저는 심한 감기로 일주일 넘게 고생했는데 이제 겨우 기침이 잡혀가네요. 감기로 병원을 두 번이나 다녀온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래 전에 했던 강론의 일부를 떼어 여러분과 나눕니다.
나희덕 시인의 ‘빨래는 얼면서 마르고 있다’라는 시입니다. 이를테면, 고드름 달고 빳빳하게 벌서고 있는 겨울 빨래라든가 달무리진 밤하늘에 희미한 별들, 그것이 어느 세월에 마를 것이냐고 또 언제나 반짝일 수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겠습니다. 빨래는 얼면서 마르고 있다고, 희미하지만 끝내 꺼지지 않는 게 세상엔 얼마나 많으냐고 말입니다. 상처를 터뜨리면서 단단해지는 손등이며 얼어붙은 나무껍질이며 거기에 마음 끝을 부비고 살면 좋겠다고, 아니면 겨울 빨래에 작은 고기 한 마리로 깃들여 살다가 그것이 마르는 날 나는 아주 없어져도 좋겠다고 말입니다. 어린 시절, 겨울 빨래를 널어놓으면 물이 빠지면서 고드름이 달렸지요. 그때는 왜 그렇게 추웠는지요. 고드름이 달린 빨래가 어떻게 마르겠는가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빨래는 얼면서 마르고 있습니다. 시인은 어린 시절 어머니들에게서 듣던 새로울 것이 없는 사실을 들려주면서 삶을 돌아보도록 초대합니다. 빨래가 마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빨래가 조금씩 마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눈에 보이지 않고, 도저히 그럴 것 같지 않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연이라든가, 세상의 이치라든가 그런 것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고통도 참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받아들이려고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은 그분이 우리 안에 심어 주신 겨자씨만 한 믿음이겠지요. 우리가 그것을 조금씩 키워 나가야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지금 바라보는 하늘은 달무리 져서 별들이 희미해 보이지만 내일 뜨는 별은 초롱초롱 빛나리라는 바람과 희망을 지니면서 우리가 향해 가는 여정은 이승의 고향이 아닌 영원한 본향임을 잊지 않기로 해요. |
[강론] 빨래[류해욱신부님]
2006. 12. 2. 오전 1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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