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우리할머니...[전동기신부님]

2006. 12. 2. 오전 11:44:33

글자

 

 

* <까치밥 하나> -김철이-


어느 님을 위한 기다림인가

까치밥 하나

 

온 겨울

동장군 시부모 가슴 시린 시집살이에

옷 벗은 빈 가슴 쓰러 내릴 적에

 

겨울나무 빈 가지 사이로

홍조 띤 얼굴 부끄러워

겨울 찬 바람에 얼굴 묻고

옆가슴 실실이 풀어헤쳐 자신을 내어주는

소박한 사랑

 

세월 가고 시간 가면

호된 동장군 시집살이 끝날 날 오겠지...

 

그날

어서 오라 손꼽아 기원하는

새하얀 기도 소리

 

따스한

새봄 향해

상상의 푸른 잎 손 흔들어 손짓하는

까치밥 하나

 

 

 

 

 

 

 

 

 

* <우리 할머니>

 

우리 세자매는 과일행상하시는 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무거운 과일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다니며

하루에도 몇 번씩 "노인네가 파는 거라 한 번만 사는거유"하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할머니는 그 치사함을 참으셨지요.

할머니는 하루도 어김없이 네 시 반에 일어나

따스한 아침밥을 지어 부뚜막에 덮어놓고

그옆엔 도시락과 준비물 값을 놓아 두셨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고 밤늦도록 다니시다

막차마저 놓쳐 높은 산 고개를 한 시간 반이나

걸어 오신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할머니는

툇마루에 나란히 앉아 있는 세 손녀를 향해 활짝 웃으셨지요.

가끔 생선 반찬 좀 먹자고 투정 부리면,

할머니는 그날 번 돈보다 더 비싼 갈치를 사다가 구워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물 말은 밥에 신김치 조각을 얹어 드시면서

"많이 먹어라, 난 비린 것은 당최 입에 안 맞어" 하시면서 말이죠.


중학생이 되면서 버스를 타고 다녔던 우리는

버스터미널에서 자주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지만

창피한 생각에 냉큼 버스를 타 버리곤 했습니다.

까막눈인 할머니에게 우리 동네 버스가 어떤 것인지

가르쳐 드리지도 않고 말입니다.

그 철부지 손녀들이 어느새 다 자라 어른이 되었지만

할머니는 예전의 그 강인한 할머니가 아닙니다.

평생 광주리를 이고 다니느라 머리가 다 벗겨져 주무실 땐

머리가 시리다며 털모자를 쓰고 주무실 만큼 약해지셨습니다.

이가 없는 할머니는 이제 비린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씹기 귀찮다며 고기 반찬을 밀어 놓으십니다.

틀니를 해드린다고 해도

"죽을 날만 기다리는 늙은이가 얼마나 맛있는 걸 먹겠다고--." 하십니다.

할머니께 내 젊음의 반만이라도 떼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세자매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셨던 할머니.

점점 작아지는 할머니를 보노라면 가슴이 저려 옵니다.

 

 

 

 

 

 

 

 

 

 


* <담배와 며느리>


시아버지와 미시부인은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시아버지: "얘야, 요즘 여자들 중에 흡연 인구가 많다고 하더라.

혹시 너도 처녀 때 담배 피운 거 아니냐?"


미시부인: "어머, 아버님, 제가 어떻게 담배를 입에 대겠어요?"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던 미시부인은

담뱃재를 터는 동작으로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고추씨를 털어냈다.


시아버지: "아가, 그런데 어째 고추씨를 털어내는 게 많이 본 동작이구나."

 

화들짝 놀란 미시부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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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베어 먹던 고추를 접시바닥에 잽싸게 비벼댔다.

 

 

 

 

 

 

 

 

 


"많이 가진 것만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풍성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자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풍성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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