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외칩니다 - 장재봉 신부님

2006. 12. 2. 오전 10:29:03

글자

연중 제34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 주간 2006.11.26.

 

 요한 복음 18장 33ㄴ-37절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성경이 외칩니다     장재봉 신부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이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들도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하늘 나라 백성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속하지 않은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 희망, 그리고
사랑뿐입니다. 오늘 빌라도가 진리이신 그분의 곁에 앉아서 “진리가
무엇이오?”라고 묻는 어리석음은 세상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은 온통
하느님의 것으로 누리고 살아가면서도 그것의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다니엘 선지자와 사도 요한이 목격한 그 하늘 나라를 우리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약속을 알려주는
더 좋은 성경이 있습니다. 신구약을 아우르는 하느님의 약속과 고백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꼭 통독하셔서 경험하시기를 간곡히 권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이
나에게 보내신 사랑의 편지입니다. 편지를 받았으면 읽으셔야지요.
하나만 알려드릴까요? 성경을 세 번만 통독하시면 그 다음부터는 읽지 말라고
말려도 읽습니다. 좋으신 하느님과 사랑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 사랑의
관계를 맺어주기 위해서 예수님은 십자가형을 선고할 빌라도 앞에 서 계십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죄인이 단 한 사람, 나 하나뿐이었을지라도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이렇게까지 귀하게 여기신다는 고백을
성경은 뜨겁게 외치고 있습니다.
 사지 않기
11월 26일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쇼핑에 대해 생각해보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다. 하루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고, 우리의 소비생활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이다. 1992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은 테드 터너라는 광고계 일을 하는 사람이 처음 시작했다.
그는 광고를 통해 우리들을 향해 늘 쏟아지는 과소비를 위한 유혹에 맞서자고
했다. 그의 좌우명은 ‘충분할 만큼 충분하다’이다.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보다 더 많이’를 내세우는 끊임없는 부추김에 반대하는 날이 바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쇼핑을 잠시 멈추는 날이다. 넘치는 우리들의 소비가 나를
잃게 만들고, 우리 세대에 모든 자원을 다 써버려 다음 세대들이 사용할 권리를
뺏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날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라고 하면
별 대수롭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를 지키는 데는 상상 밖으로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하다. 마치 금연을 선언한 애연가들의 마음가짐과 비슷하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 쇼핑이란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중독에 가까운 생활양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 텔레비전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이 늘면서 보다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습관처럼 사들이는 중독성
쇼핑족들이 늘고 있다. 쇼핑중독도 마약과 같다. 물건을 사면서 뒤따르는 긴장과
즐거움, 설렘이라는 마약을 맛보기 위해서 습관처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쇼핑중독자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을 쓴 봉화 전우익 님은 현대인들이 “죽어라고 일해서, 죽어라고
사 재끼고, 또 죽어라고 버린다”고 하셨다.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들. 자기가 가진 것을 둘러볼 일이다. 자,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박경화 | 명진출판 |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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