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영 신부(예수의 성모관상수도원)-
◆오늘은 파스카 성삼일의 둘째 날,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수난 예식을 통해 우리를 위해 고통받고 죽으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바로 그 고통과 죽음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무한한 은총과 영원한 구원에 대해 감격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바라보면서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하실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인간이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체험한 사랑은 모두가 유한한 사랑인 데 비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무한한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무한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시지만 인간에게는 그것이 낯설고 어설프고 의아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서툰 것입니다.
또한 설령 그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고 받아들이려 한다 해도 그동안 인간이 체험해 왔던 그 유한한 사랑의 잣대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서 드러나는 그 무한한 사랑! 우리가 이 주님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보고 깨치게 된다면 인간 삶에는 획기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참으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바라보고 자꾸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은 우리의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주님의 그 십자가 죽음 속에 있는 주님의 무한한 사랑, 그 사랑의 힘을 보고 느끼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도 주님처럼 사랑의 제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의 죽음과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주님, 당신의 그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의 은총, 그 힘이 저를 사로잡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