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녀 잉태의 예고 - 이찬우 신부님 /2007.03.19

2007. 3. 19. 오전 9:02:15

글자

복  음 : 루가 1, 26-38
 
  안녕하십니까?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오늘도 주님의 풍성한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들 삶에 있어서 하느님이 어떤 역할을 하시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과연 하느님은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개입을 하시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분은 방관자로서 지켜만 보시고 모든 책임은 인간이 져야만 하는가? 만약 하느님이 역사를 이끌어 가신다면 우리 인간은 아무런 책임이 없지 않은가? 이에 대해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며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기원 전 8세기 후반 유다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진지 2세기가 지났을 무렵 북쪽 이스라엘은 당시 강대국인 아시리아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이웃나라인 시리아와 동맹을 맺고 남 왕국 유다 왕에게 그들의 동맹에 가담하기를 권유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다왕 아하즈는 그러한 제의를 거절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북 왕국 이스라엘은 동맹국과 함께 남 유다 왕국을 공격하였습니다. 위협을 느낀 유다왕 아하즈는 강대국인 아시리아와 손을 잡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예언자는 왕에게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지하라고 충고하고는,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나으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전한 이 동정녀 잉태의 예고는 곤경 중에 있는 하느님 백성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방관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역사에 개입하신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러한 개입이 인간의 생각과는 다르고 때로는 하느님께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 질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우선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며 그것을 자신의 우상으로 만들기 쉬운 것입니다. 아하즈왕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힘보다는 우선 감지할 수 있는 강대국의 힘을 빌어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사야 예언자는 우선적으로 하느님께 의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사야가 전한 동정녀 잉태의 예고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동정녀로서 예수를 잉태할 것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곤경 중에 있는 인간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것은 우리의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전폭적인 신뢰를 갖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신뢰를 갖는다 하여 우리 자신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을 믿으며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우리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입니다. 즉 인류의 역사는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하느님의 사신이 마리아에게 구세주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였을 때 마리아는 무척 놀랐고 처녀의 몸으로서 아기를 가져야하는 엄청난 일을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며 순명의 정신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이 말씀은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뜻에 순명으로 응답하겠다는 인류의 응답이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이 응답이 대대로 온 인류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이 응답이 대대로 온 인류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의 시조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삶의 좌표와 주어진 존재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하느님의 뜻에 거부하는 삶을 추구하는 불행을 가져 왔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해랄 수 없는 하느님의 뜻이지만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믿음과 순명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마리아의 이 순명의 믿음이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게 하는 데 결정적인 협조를 한 셈입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믿음으로 순명하신 마리아의 겸덕을 본받아 우리도 일상 삶에 주님의 사랑을 굳게 믿으며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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