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7주간 월요일> 저희에게 굳센 정신을 심어주소서- 이기양 신부님

2007. 2. 19. 오전 8:41:55

글자

<연중 제7주간 월요일>             저희에게 굳센 정신을 심어주소서

 

제 1독서 : 집회 1,1-10 (지혜는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창조되었다.)
복    음 : 마르 9,14-29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가끔 어느 기도원에서 치매 걸린 환자를 고친다고 강제로 단식을 시키거나 기도하는 중에 환자를 때려 죽였다는 어처구니없는 광신적인 사건을 접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마침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섣부른 제자들의 모습이 그러한 사건을 연상시키지요.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 예수님과 타볼산에 올라가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하고 있는 동안에 산아래 남아 있던 제자들에게 일어난 일이 오늘 복음 내용입니다.
   간질병을 심하게 앓는 자녀를 둔 아버지가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 찾아옵니다. 예수님께서 안 계시자 말 그대로 꿩 대신 닭이라고 남아 있던 제자들한테 치유를 청하였지요. 고쳐 달라고 간절히 매달리자 으쓱해진 제자들이 고쳐 주겠다고 나섰지만 잘 안 되었던 모양이고 그래서 무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별의별 수를 다 썼는지 율법 학자들과 다툼이 일어나고 또 군중에 둘러 쌓여서 진땀을 빼야하는 형국이 되었지요. 마침 그 때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와 그들 사이로 오시지요.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마르9,16)
   예수님께서 물으시자 아이의 아버지가 나서서 대답합니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마르9,17-18)
   실망에 빠진 아버지는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면서 부탁합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마르9,22)
   믿음이 반쯤 식어버린 그의 말에 예수님께서 호통을 치시지요.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9,23)
   그러자 아이 아버지는 정신이 바짝 들어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9,24)하고 다시 간절히 매달립니다. 예수님께서 악령을 쫓아내시자 아이는 성해져서 벌떡 일어났지요. 가까스로 수습을 하고 기가 죽은 제자들을 데리고 예수님께서는 거처로 돌아오셨는데 이 때 힘이 빠진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마르9,28)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9,29)
   이렇게 예수님의 실전을 통한 제자들의 가르침이 오늘 복음 내용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다고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인간의 능력이나 어떤 광신적인 광기로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다는 말씀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제자들을 서서히 가르쳐 가시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자들은 점점 나아집니다. 실제로 루카 복음 10장에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받고 실천하면서 기적을 일으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루카10,3-5)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72명의 제자들을 파견하시는데 예수님 말씀대로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제자들이 예수님께 있었던 일들을 기쁨에 차서 보고하지요.
    “일흔 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루카10,17-19)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완전히 하느님만을 믿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능력을 제자들이 그대로 물려받았음을 알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사도행전을 보면 베드로 사도 역시 예수님이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앉은뱅이를 고쳐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베드로가 말하였다.“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였다.”(사도3,6-8)

   이러한 기적의 능력들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지요. 지금도 온전히 믿고 간절히 하느님께 청하는 사람들 안에서 기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치유나 기적은 무당 같은 인간의 능력이나 광신적인 행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올리는 간절한 기도와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오늘 예수님께서는 간질병을 앓던 아이를 고쳐 주시며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지금도 믿고 기도하는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 시대에, 그리고 사도행전 시대에 일어났던 기적들이 곳곳에서 계속 되고 있습니다. 초기의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능력과 지식, 또 광적인 믿음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모든 놀라운 은총의 체험은 하느님을 향한 기도와 믿음 안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에도 우리는 역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나 사건들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그 사건을 대할 때 생각할 수 없는 인내가 생기고 풍요로운 열매가 맺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한결같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주간 사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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