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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연중 제 7 주일. 2007. 2. 18. 토평동.
1사무 26, 2. 7-9. 12-13. 22-23. 1고린 15, 45-49. 루가 6, 27-38.
신용카드 회사마다 자 회사의 카드를 쓰게 하기 위해 광고에 열을 올리고, 쓰면 포인트가 쌓인다는 것을 광고합니다. 사실 포인트라는 것은 써야 올라가는 것이므로 우리의 주머니 돈을 욹어 먹으려는 상술이겠지만, 기왕 써야 하는 것이라면 한 카드 회사의 카드를 쓰는 것이 지혜일 것입니다.
저는 이 광고를 보면서 우리 역시 하느님나라라는 회사의 신용카드 즉 믿음카드를 쓰는 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것을 쓰는 만큼 포인트가 쌓이는데, 그 포인트는 겨우 소숫점의 포인트가 아니라 주면 받는 것이, “누르고 넘치도록 후하게”(루카 6, 38) 쳐준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로지 믿음과 사랑과 희망이라는 최고의 상품을 내어놓으시고 복음을 통해 광고하고 계십니다. 당신의 자비는 너무나 커서 당신께 돌아와 믿음카드를 쓰면 언제든 높은 포인트를 올려주십니다. 헌데 우리는 그분의 애타는 손짓을 무시할 때가 많죠. 현혹하는 광고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현세에서 되갚음을 받으려는 우리의 삶의 방식은 주님의 가르침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게 합니다. 그러나 진정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이 아닌 주님의 나라를 갈망하고 있으므로 이 세상의 바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보장받은 삶의 갚음을 희망할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어라. 달라고 하면 누구에게나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서 되찾으려고 하지 마라.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루카 6, 27-31)
행복선언에서부터 이어지는 루카복음 안에서의 예수님의 첫 강론. 그중에서도 이 말씀은 중요하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버겁게 합니다. 그리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고, 세상은 그리 살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들을 때마다 그리 쉽지 않은 이 말씀을 들으며 이렇게 믿음카드를 광고하면 어느 누가 카드를 쓰겠는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결국은 믿음 문제입니다. 그리 살다 가신 수많은 순교자들과 성인들, 신앙의 선조들은 단 하나 믿음으로 이 말씀을 받아들였을 것이고, 완전히 이것을 소화했다기보다 이 말씀을 새기면서 이 삶을 살려고 애쓰다 가셨을 것입니다.
사실 여기에서의 원수를 세분화한다면,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이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위해 축복과 기도를 아끼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형식이 아닌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저 형식적인 기도 몇 마디를 입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이에서 나오는 기도를 바쳐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를 돌아보면 외적 기도에 익숙한 나머지 외우는 기도, 묵주 몇 알 굴리는 정도로 기도를 마무리하는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진정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내면의 기도로 간절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랑을 실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과 선행을 베푸는 것은 투자가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그런 것이라면 죄인들도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을 보면 그런 투자조차도 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허울 좋게 그리스도인의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투자라고 부를 선행조차 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분면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 선행은 투자가 아닙니다. 만일 투자라고 한다면 그것은 하늘에 쌓는 투자입니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 36)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버지를 닮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습니다.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고 아버지의 것을 유산으로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영광입니다. 그것처럼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아버지로 여기는 그리스도인은 그분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자비로운 인간이 되라고 하십니다. 자식이 아버지를 닮지 않는다면 어찌 자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고녀석 아버지를 쏙 빼닮았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좀더 아버지를 바라보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사랑합니다. |
다해 연중 제 7 주일./고녀석 아버지를 쏙 빼닮았네 - 조성호 신부님
2007. 2. 19. 오전 8: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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