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설날2007. 2. 18 (민수 6,22-27/ 야고 4,13-15/ 루카 12,35-40)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올해가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돼지가 다산의 상징이라 돼지꿈을 꾸면 부자가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돼지꿈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오는 사랑의 꿈을 올 한 해 내내 꾸도록 합시다. 사람은 무엇을 꿈꾸고 또 무엇을 바라느냐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달라집니다.
그저께 신비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제단바닥이 갖가지 색의 대리석으로 아주 아름답게 모자이크 되어있고, 천정에선 아주 영롱한 빛이 그 모자이크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있는 제가 서 있는 쪽은 어두운 쪽이었습니다. 한 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교우들이 어느새 성당 안을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모든 교우들이 숨소리조차 죽이며 저와 함께 제단 쪽의 그 아름다운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발밑에는 청옥으로 된 바닥 같은 것이 있었는데, 맑기가 하늘같았다.”(탈출 24,10)라고 탈출기가 표현하는 하느님 계신 곳을 보는 듯했습니다.
꿈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올 한 해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제단을 중심으로 우리가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꿈인 듯합니다. 세속은 자꾸 우리를 제단에서 멀리 떼어놓으려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벌어먹기가 바빠 성당 올 시간이 없다고 하고, 그런대로 잘 사는 사람은 사회적 품위유지가 바빠 제단을 소홀히 합니다. 모임에도 꼭 참석해야 하고, 골프 운동에도 꼭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당에 올 수가 없다 합니다. 그런 분은 돈이 생기는 바람에 주님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떠나서 우린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는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제단을 중심으로 살아가도록 합시다.
꿈의 다른 의미는 제단 바닥에는 위에서 조명이 비치고 있었지만 저와 우리 교우들이 바라보는 쪽은 어두웠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은 나날이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모여 사는 곳엔 환경도 파괴되고 윤리도 파괴됩니다. 그 파괴의 정도가 너무 심해 회복불능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윤리가 얼마나 파괴되고 사람들이 얼마나 세속화 되고 타락하였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빛은 더욱 밝게 빛납니다. 세상이 어둠 속으로 빠져들면 들수록 우리는 더욱 참 빛이신 주님을 비추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제단 바닥을 이루고 있는 갖가지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들이라면 그 바닥을 아름답게 비추어주는 빛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빛을 받는 아름다운 대리석 모양 우리도 올 한해 그렇게 삽시다. 이 어두움이 짙어지는 세상을 비추는, 더 정확하게 말해 하느님의 빛을 반사하는 삶을 멋있게 삽시다.
그렇게 살기 위해선 사랑을 말하고 사랑을 실천합시다. “사랑한다 말하라” 제목의 베스트셀러 극장을 보고 저는 모처럼 참 많이 울었습니다. 큰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교차하는 엇갈린 생각 때문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표현을 평생하지 못하는 주제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꼭 30년 전에 마흔 일곱의 연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저는 아버님 살아생전에 한 번도 아버님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못해봤습니다. 그 불효를 이 세상에선 다 씻을 수가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 저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함으로 인해 후회스런 날을 만들지는 맙시다. 그래서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고, 가족끼리, 이웃끼리, 교형자매끼리 사랑하다고 말하며 올 한 해를 삽시다.
그리고 사랑을 참으로 실천합시다. 사랑은 값진 희생으로 이루어집니다. 한 아이가 탄생하기 위해 어머님의 그 산고가 필요하듯이, 사랑의 열매를 맺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합니다. 사랑을 위한 희생만큼 값진 보석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술 담배를 줄여 이웃을 돕고, 식비를 줄여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 병든 이들을 돕도록 합시다. 내가 한 끼의 식사도 거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에도 무한한 감사를 느끼며, 그 시간 굶주린 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집시다. 그것이 주님을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희생을 피하고 싶지만 주님은 이 시간에도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과 고통을 함께 나누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십니다. 사랑의 마음에 붙들리는 행복한 한 해를 주님과 함께 만들어갑시다.
오늘 복음에 주님께서 주인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하시면서 그런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생활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주님을 닮습니다. 오늘 제2독서의 말씀처럼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간다면,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라고 하신 제1독서의 말씀이 우리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길 빕니다. |
2007년 설날2007. 2. 18 /꿈의 의미 - 하성호 신부님
2007. 2. 18. 오전 11:07:36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