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8일 설 미사(다해)/예쁘고 행복한 삶

2007. 2. 18. 오전 10:54:20

글자

2007년 2월 18일 설 미사(다해)

 

[  복  음  ]


[루가12,35-40]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36 마치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37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줄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39 생각해 보아라. 도둑이 언제 올지 집주인이 알고 있었다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다.
40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  묵  상 ]


오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인 설날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는 부모님들과 어른들께 세배를 올립니다.
새해 첫날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올리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풍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녀를 키울 때는 너무나 힘들고 귀찮은 일들이 많지만, 한 해가 지나고 어느 새 더 많이 어른스러워진 모습을 보실 때 부모님께서 기쁨을 느끼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는 새해 인사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께도 당연히 절을 드려야 할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느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께도 우리에게 끊임없는 사랑과 은총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도 기쁨을 드려야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라고 기원하며 세배를 드립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세배를 올리려고 생각하니 하느님께서는 완전하시고 전능하신 분이라서 아쉬울 것이 없으니 복 많이 받으시라고 기원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하느님이야 말로 기쁨과 보람을 많이 빌어드려야 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그리 기쁨을 드리는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를 흘려 죄를 용서해 주시는데도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속을 썩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하느님께 복을 빌어 드린다는 것은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맞갖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가족과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 사랑이 점점 커져서 이웃에도 전해지는 것이겠지요.

 

아직은 온 세상 사람들이 다 하느님 뜻에 맞게 살지는 못하지만 먼저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이라도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짜 행복을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는 주님의 마음께 아픔을 드리지 않도록 예쁘고 행복한 삶을 살아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  이야기  ]


창밖 풍경

 

병원 입원실에 여러 환자들이 입원하고 있었는데 창가에 있는 자리에 입원한 사람도 있고 안 쪽 자리에 입원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중환자이기 때문에 거동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창 쪽 자리에 입원한 사람이 안쪽에 입원한 사람에게 창 바깥을 보고 창 바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안 쪽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자세히 이야기 해주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떻고, 어떤 사람들이 오가고 있는지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는 등 매일 매일 창 쪽에 입원한 환자가 안 쪽에 입원한 환자에게 창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전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이 두 환자는 매우 친하게 가족처럼 지내면서 지루한 병원 생활을 잘 극복하며 지냈다.

 

매일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 창 쪽에 있는 환자는 바깥에서 일어나는 것을 잘 보고서 안 쪽에 입원한 환자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이 하나의 낙이었고 안 쪽에 있는 환자는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커다란 낙이었다. 그것이 이들에게는 서로 지루한 병원 생활을 재미있게 지내는 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서서히 안 쪽에 있는 환자가 창 쪽에 입원한 환자를 질투하기 시작하였다.
자기가 그 자리에 있으면 자기가 보고 싶을 때 얼마든지 바깥세상을 볼 수 있고 일일이 저 사람한테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될 텐데 자기는 안 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볼 수 없다고 속으로 투덜거리고 불평하였다.

 

이런 마음이 들기 시작하니까 예전에는 창 쪽에 있는 사람이 매일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고 감사하기까지 했는데 이제는 하나도 재미가 없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점 점 더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그 사람이 입원해 있는 그 자리에 대한 욕심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안 쪽에 있는 환자는 매일 어떻게 하면 자기가 그 자리에 갈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였다.

 

안 쪽에 있는 환자가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는 점 점 더 좋지 않게 되었다. 안 쪽에 있는 사람이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했지만 말과 행동에서 예전 같지 않게 창 쪽에 있는 사람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어도 안쪽 사람은 하나도 재미가 없고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미운 감정이 더 커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창 쪽에 있는 사람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 호흡 상태가 불규칙적이고 급박한 상황이 되었다. 빨리 의사를 불러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 급박한 상황이었다.
안쪽에 있는 사람이 간호원에 연락을 해서 그 사람이 위급하다는 상황을 알려야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그 동안 창 쪽에 있는 사람이 자기를 위해서 매일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기에게 들려 준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안 쪽에 있는 사람은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는 그 사람을 위해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 쪽 사람은 그 사람이 죽기를 바랬고 죽어가게 놔두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자기가 그 사람이 있던 그 자리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게 될 터니까 말이다.

 

결국 창 쪽에 입원한 사람은 죽었고 안쪽에 있던 사람이 자기가 원했던 대로 그 자리로 옮겨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막상 창 쪽으로 와 보니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로 옆에 큰 건물이 들어서 있어서 답답했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건물 벽뿐이었다.

 

평소에 그 사람이 매일 매일 아름답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은 그 사람이 바깥세상을 보고 이야기 해준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서 그 사람이 꾸며낸 이야기들이었다.
창 쪽에 입원했던 환자는 안 쪽에 있는 자기가 심심할까봐 자기 나름대로 매일 매일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엮어서 아름답고 재미있게 들려주었던 것이다.

그 사람이 매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겠는가. 그리고 그 사람이 매일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가 얼마나 지루한 병원 생활을 그래도 즐겁게 지낼 수 있었는가를 생각하니까 더 할 수 없이 그 사람이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이 자리가 탐이 나서 그 사람을 질투하고 죽을 위험이 있을 때 오히려 죽기를 바라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했던 자기가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고 어리석은 사람이었는가를 생각하면서 자기의 잘못을 크게 뉘우쳤다.

 

(인터넷에서)

 

 

[  기  도  ]


주님,

새해를 맞아 영적인 세배를 드리오니
부족한 저의 절이지만 기쁘게 받아주소서.

 

저를 사랑으로 창조하시고 세상에 보내시어
가치 있는 한 몫을 하도록 배려하셨지만
시원치 않은 보람을 드려 송구하옵니다.
늘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제게
그토록 많은 은총을 베풀어주셨음에도
받을 때뿐이고 금방 잊어버리고 말았나이다.

 

주님,
금년 한 해는 저의 아름다운 삶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를 드리고자 하오니
제 마음을 받아주시고 열매 맺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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