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12.월
| 마르코 복음 8장 11-13절 | ||
| 예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
| 표징 이정호신부 | ||
| 신학생이던 시절에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인가를 고민하면서 하느님께 분명하게 알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도 끝에 ‘성직자의 길이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알기 쉽게 표징을 보여주십시오’라고 청하였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어떤 표징을 주신다면 신학교에 남고 그렇지 않으면 짐을 싸겠습니다’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구한 표징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저는 하느님께서는 내가 성직의 길을 걷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나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요구한 우연한 표징 하나에 제 인생을 건다는 것이 참으로 미련스럽게 여겨져 죄송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기도하고 마음을 다잡은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확실한 표징을 보고 싶어하지만 표징을 보았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표징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표징도 있겠지만 하느님의 일을 믿고 신뢰하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표징이요 그러기에 또 다른 표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믿음이 없는 곳에는 표징도 없습니다. | ||
| 더 큰 표징 | ||
|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오는 표징을 보여달라고 조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그런 태도에 대해 절대로 표징이 주어질 리 없다고 잘라 말씀하십니다. 표징을 보여달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예수님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확실한 기적 한 가지만 보여주시면, 세상 사람들도 쉽게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고 다들 예수님을 믿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이 바로 전에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사천 명을 먹이신 엄청난 기적을 보여주셨다고 씌어 있습니다. 그러니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예수님의 기적을 칭송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예수님을 시험해보고자 했던 의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몸을 나누어주시는 성체의 기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 다른 표징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도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그분을 시험하려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날마다 일어나는 성체의 기적보다 더 큰 표징은 없음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박병규 | 생활성서사 | <아침을 여는 3분 피정>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