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2007. 2. 11(세계 병자의 날) / -하성호 신부님

2007. 2. 12. 오전 1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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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2007. 2. 11(세계 병자의 날)

프랑스의 루르드에 1852년 2월 11일 성모님께서 발현하셔서 당신의 탄생이 원죄에 물들지 않았음을 명확히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현이 참되다는 것을 입증해주시기 위해 많은 기적을 이루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선 매일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수많은 순례객들이 미사와 성체행렬과 공동 묵주기도를 비롯한 갖가지 기도를 드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불치의 병자들을 침상이나 휠체어에 실어 나르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속화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그 자체가 바로 기적입니다.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선 루르드에 성모님이 처음 발현하신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제정하셨고, 올해가 1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07년 <세계 병자의 날>은 2월 9-11일까지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영성적, 사목적 돌봄”을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은 담화를 통해 난치병을 앓는 이들과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사회적 배려를 촉구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그들을 위한 간호 환경을 개선하고, 그들이 죽음과 고통까지도 품위 있게 견딜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정책수립을 촉구하심과 동시에, 그런 이들을 돌보는 의료인들과 사목자들,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를 격려하셨습니다. 또한 난치병 말기로 고통 받는 환자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통에 일치시킴으로써 그 고통이 헛되지 않고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우리 가운데도 본인이나 가정에 중병을 앓고 계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고통에 있는 분들을 그리스도적인 사랑으로 우리는 돌봐야할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태 25장에 보면 주님께서 분명히 헐벗고 굶주린 사람, 나그네 된 사람, 병들고 감옥에 있는 사람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자신에게 해준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또한 1요한 4,20-21도 같은 말씀을 합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참 많은 자원봉사를 하였습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환자와 상가를 돌보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찾아 그 문제들을 해결해주려고 애썼었습니다. 레지오 주회 활동보고 시간엔 단원들의 활동보고를 듣고 있노라면 신명이 났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회의 살아 있는 활력이 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출석률은 떨어지고 활동보고도 힘을 잃고 있습니다. 우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주의라는 시대의 사조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봉사를 외면하고, 성가신 일은 피하려 합니다.

올 해는 대구대교구에 레지오 마리에가 시작된 지가 50주년 되는 참 뜻 깊은 해입니다. 오늘이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만, 우리는 레지오 마리에 도입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우리 모두가 주님의 말씀에 따라 물심양면으로 사랑을 위하여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놓는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서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그들을 돌본다면 언젠가 우리가 그 자리에 있을 때 형제자매의 모습으로 그리스도께서 직접 우리를 찾아주실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그들을 외면하면 언젠가 우리가 그 자리에 있을 때 우린 형제자매의 외면을 넘어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기막힌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본당에선 이번 주부터 사회복지회원을 모집합니다. 그동안 비축되어 있던 기금은 바닥이 나고, 교우들이 내는 복지비는 너무나 턱없이 부족하여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이유가 큽니다만, 더 큰 이유는 우리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사랑의 희생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을 주님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입니다. 질병이나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은 자신들의 고통으로 주님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하게 되고, 자신의 살림살이를 희생하여 자선에 참여하는 이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십자가의 사랑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자일수도 있고 후자일수도 있습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이신 우리의 어머님께서는 우리가 주님 사랑의 도구,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길 간절히 원하십니다.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우린 주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주님의 성사입니다. 성모님처럼 주님의 사람으로 신명나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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