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금요일> 주님, 몸소 하신 장한 일을 다 전하오리다- 이기양 신부님

2007. 1. 12. 오후 10:18:09

글자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주님, 몸소 하신 장한 일을 다 전하오리다

 

제 1독서 : 히브 4,1―5,11 (우리 모두 저 안식처에 들어가도록 힘씁시다.)
복    음 : 마르 2,1-12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있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 온갖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시자(마르1,34)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 주위에 몰려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계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계시는 집 문 앞에까지 빈틈없이 들어섰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계십니다.
   이 때 어떤 중풍 병자 한 사람을 네 사람이 들고 찾아옵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없자 예수님이 계신 바로 위의 지붕을 벗겨 구멍을 내고 중풍 병자를 요에 눕힌 채 예수님 앞에 달아내려 보냈습니다. 어떻게 지붕을 그리 쉽게 뜯어낼 수 있었으며, 집 주인이 화를 내어 만류도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입니다.
   또 병을 고치러 찾아온 중풍 병자에게 예수님께서는 병은 치유해 주시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2,5)
   그리고 이 말씀에 토를 다는 율법 학자들을 꾸짖으시지요. 이 또한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문화 양식과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 등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의문점을 짚어보며 복음을 묵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당시 유다인들의 집은 우리들이 지금 거주하는 공간과는 그 형태가 전혀 달랐습니다. 지붕이 평평하여 사람들이 올라가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고 오르내리는 층계도 있었습니다. 1m 간격으로 대들보를 댄 지붕은 잡목으로 덮고 그 위에 회토를 깔았으므로 덮고 닫는 것이 아주 손쉬운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유다인들은 모든 병의 원인을 죄로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병으로 고통을 받으면 죄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래서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죄를 먼저 용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특히 유다인들은 죄의 용서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죄를 용서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신성 모독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레위기 24장 16절에는 하느님의 이름을 모욕한 자는 돌로 쳐 죽여야 한다는 규정이 나옵니다. 그래서 율법 학자들은 분개하지요.
    “이 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마르2,7)
   이렇게 반발합니다. 그러자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마르2,10)
   그리고 나서 중풍 병자를 고쳐주십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육신을 고쳐 주시면서 동시에 마음을 고쳐 주시려고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행사하셨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려 애쓰는 마르코 사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실 뿐 아니라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의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특히 고해성사를 통한 예수님의 죄사함과 은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고해성사가 너무나도 큰 은총의 성사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성사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고 의무적인 것으로 여겨 힘들어 합니다. 마치 꿈을 찾아 떠나는 숭어 같다고나 할까요?

   한 마리의 어린 숭어가 수평선을 차지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꿈꾸는 듯 뭉게뭉게 이는 수평선 위의 흰 구름, 사과 빛으로 물들어 가는 저녁놀.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숭어는 아득한 서쪽 지평선에는 인어들이 노니는 동화의 나라, 산호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석 달이 넘는 기나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어린 숭어와 수평선간의 거리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어린 숭어는 점점 절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수평선은 또 그만큼 더 멀어져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숭어는 수평선 저쪽으로부터 힘차게 헤엄쳐 오는 젊은 다랑어 한 마리를 만납니다. 특히 그 젊은 다랑어의 눈빛은 희망과 동경에 촉촉이 젖어 있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숭어는 아주 반가운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지요.
    “서쪽 수평선에서 오시는 분! 그 파라다이스에는 무슨 아름다운 것들이 있나요?”
    “뭐라고?”
   숭어의 질문에 다랑어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곧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습니다.
    “네가 떠나온 동쪽 수평선에는 어떤 아름다운 것들이 있느냐고 내가 막 물어보려던 참인데…”
   숭어나 다랑어나 상대가 살고 있었던 수평선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곳 역시 다를 것이 없지요. 왜냐하면 똑같은 바다일 뿐이니까요.
 
   우리는 행복이 저 먼 곳에 있으리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가까이에 있는 은총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를 위하여 너무나도 가까이에 마련해 주신 하느님의 용서와 평화, 곧 고해성사의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사랑으로 응답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과 육신 모두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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